그대가 보고 싶은 날,
구석탱이 구겨져 있던 색종이를 찾아
냅니다
옛날에 읽었던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광대가 어린 공주에게 따다 준 손톱만한
달
샛노란 색종이를 뽑아 냅니다
모서리와 모서리가 만나는
귀퉁이 한부분을
동그랗게 찢어 내는 척 하다가
모양이 찌그러져 반달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오동통한 반달이 되었습니다
와트만 종이에 달을
붙입니다
금방 환한 달이 떳습니다
작은 달은 마음의 창을
지나
그대 곁에 가려고 신발끈을 맵니다
연필통에서 靑烏빛 색연필도
찾아냅니다
종이는 금새 먹물처럼 밤이 번지고
한줄기 푸른 바람도 삽짝을 지나 달을 따라
잡습니다
옥양목 뽀얀 겉저고리 섶 앞에다
우표 한 장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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