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낳은 달걀
정현종
하산하면서 들르는 냉면집
총각이 방금 낳았다면서
달걀을 하나 내게
쥐어 준다 햇빛 속에서
이런 선물을 받다니 ----
따뜻한 달걀,
마음은 이미 찰랑대는데
그걸 손에 쥐고 내려온다
새로 낳은 달걀,
따뜻한 기운,
생명의 이 신성감,
우주를 손에 쥔 나는
거룩하구나
지금처럼
내 발걸음을 땅이
떠받든 때도 없거니!
정현종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1989.4 세계사
*시집 젤 뒷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1993. 1.22 生으로부터.>
정현종
하산하면서 들르는 냉면집
총각이 방금 낳았다면서
달걀을 하나 내게
쥐어 준다 햇빛 속에서
이런 선물을 받다니 ----
따뜻한 달걀,
마음은 이미 찰랑대는데
그걸 손에 쥐고 내려온다
새로 낳은 달걀,
따뜻한 기운,
생명의 이 신성감,
우주를 손에 쥔 나는
거룩하구나
지금처럼
내 발걸음을 땅이
떠받든 때도 없거니!
정현종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1989.4 세계사
*시집 젤 뒷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1993. 1.22 生으로부터.>
生이라니?
어떤 生일까?
이 날은 내 결혼기념일이기도 한데
어떤 '생'까는 놈이 선물을 한 것일까...
아침 준비를 하며
계란찜에 넣을 표고를 따러 뒤안으로 돌아갔다.
살구꽃 낙뢰가 밤비에 얼마나 요란했으면
낙뢰의 주검이 뒤안에 흥건하다
표고목 사이사이에 뽀얗게 올라온
백학고 품종의 방글방글한 표고를 몇 따 온다.
저 냉면집 총각이 쥐어준 방금 낳은 달걀처럼,
나무 속에서 방금 부푼 듯한 따끈한 표고.
그 또한 버섯갓이 내 발걸음을 떠 받드는 것처럼
마음 부푸는 일이다. (비행접시 탄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