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중고 하나 구해다 놓고 그 해 여름부터 참 신났다.
일기 쓴 것을 <새이름.hwp>로 저장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무엇보다 그림판 들어가서 스프레이 뿌리고, 색깔 맘대로 찍어 클릭 한 번으로 단숨에 면을 메워버리는 재미에 죽은 할아버지가 다시 살아 난 것보다 더 좋았다.
모든게 인터넷 하기 전의 일이다.
이즈음 인터넷에 가면 벼라별게 다 있고, 또 디카라는게 나와서 눈으로 보는 것은 다 박아내지만 가끔은 그림판에서 마우스 끌기와 돋보기 작업으로 그림 하나 완성하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그라고, 편지 내용도 지금 읽어보니 뭔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써 놓은 것인데도 말이다.
나는, 서른 여섯 그 때의 나와 얼마만큼 멀어져서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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