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밭을 가는 돌쇠

황금횃대 2005. 5. 27. 18:22


 

 

 

 

옛날 옛날에 돌쇠라는 머슴이 살았다.

4000년을 넘의 집 머슴 살이를 하다가 밭뙈기 하나를 얻었다.

말이 종살이지 먹는 것, 입는 것, 생각하는 것 모두 자의적인게 없었다.

종의 신분은 그런 것이다.

 

이제 밭뙈기 하나가 생겼으니 돌쇠는 더이상 종이 아니다

그 밭을 갈아 생을 꾸려나갈 원천이 생긴 것이다.

밭에다 힘을 쏟으면 쏟을 수록 밭이 돌쇠에게 돌려 주는 것은 증가했다.

 

사람에게도 밭이 있다. 마음이라는 밭.

그 밭에 주인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사천년이 아니라 몇 억겁을 살아도 여전히 종살이다.

종으로 사는 것이 좋겠는가, 주인으로 사는 것이 좋겠는가.

모두들, 자기 마음 밭을 열심히 갈아서 잘 묵고 잘 사는게 좋겠다

 

뭐 이런 이야기를 초딩 2학년 교실에서 씨부렁거렸던것 같다

지금 울 딸이 고등학생인데, 그 교실에 가서 이렇게 얘기하면 다들 무슨 반응을 보일까

 

속으로 이럴겨

 

"아지매 쌩까지 마쇼!"

 

오늘 시증조할아버지 기웃날.

종일 동당거리며 부엌과 시장, 마당, 불 앞을 왔다갔다 한다

동선을 그려보면....? 컴으로는 그릴 수가 없다

 

아침에는 괜찮았는데 저녁이 되자 허리도 실실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그래도 아직 나물이며 차리는 일이 남았으니.. 입이 조금 튀어나올라한다.

 

이렇게 컴앞에  앉아서 마음밭 돌을 고르려 호미를 들었다

 

 

 

호맹이 자루 안 빠지게 살살 잘 골라내자.

부애나서 팍,팍 돌 골라내다보면 돌은 고사하고 엠한 호맹이자루만 빠지니께

 

 

ㅎㅎㅎㅎㅎ

 

 

오늘도 돌쇠는 밭을 갈고 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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