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건너뛰고 포도밭에 갔더니만, 밭둑가에 산딸기가 빨갛게 익었다
포도 알 솎기가 급해서 지나가다 몇개 훑어서 먹으니 별맛없고 씨만 바글바글
씹힌다. 오디는 잘 익은거 따먹으면 제법 달착지근한 것이 맛이 있는데 산딸기는
맛이 오래가지 않는다.
삼년전인가...서울사는 박모씨를 내가 참 좋아햇는데, 그 사람 줄라고 포도밭에 일하다가 산딸기를 따서 술을 담궈 선물한 적이 있다.
산딸기를 딸래면 가시에 손이 몇번이나 찔리고, 산딸기 물인지 핏물인지 분간이 안가게 손톱밑에 붉은 물이 들 정도로 따야 한번 담글만큼의 양이 되는데, 그리 눈물 어룽지게 술을 담궈 그에게 건네 주었지만 그런 애틋한 마음도 이젠 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일 뿐.
세월은 참 좋은거라
이런저런 것들을 저절로 잊혀지게 하니.
산딸기 붉은빛이,
외면하는 내 눈을 찔러찔러 내 눈은 금새라도 푹, 하고 눈물이 떨어질라한다.
참 좋아했지를...그게 사랑인지 뭔지는 몰라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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