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내게 딱 한개 있는데 5학년 초삘이다
처음 학교 입학했을 때 그 애가 학교 가기 전에 가방을 열고
준비물이며 가져가야 할 물건을 챙기는 행동을 적어도 다섯번은
확인을 하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검하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이젠 가끔
가져가야 할 것을 잊어 먹고 그냥 가는 수도 생긴다
한번씩 가방을 열어보면 시험지며 유인물들이 한뭉테기씩 나온다
그것도 각이 살아 있는 유인물은 하나도 없고 모두 귀퉁이가
찌그러져 제각각이여 챙겨줄라믄 접힌 부분을 펴는 일도 거짓말 좀
보태 한나절 일거리다
하루는 아침 시간이 좀 있어 책상을 정리하다가, 서랍을 열어보니
눌려 있던 내용물이 부풀어 오르면서 엇뜨거라 싶어 다시 닫으려는
내 손을 비웃듯이 아주 닫기지도 않는 것이다
얼마나 기술적으로 꾸셔넣어 놓았던지......
서랍 속 물건들을 다 끄집어내니 그야말로 한보따리다
연필이며, 지우개, 물감......시험지,가위 풀......
정작 쓸려고 찾으면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지 찾을 수 없던 것들이
모두 이 작은 서랍 안에 찌그러져있다
하나하나 챙겨서 분류를 하고 쓸데없는 메모 같아 보이는 것은 모조리
정리를 하여 쓰레기통으로 넣었다
그러고 얼마를 지났는데 어제 갑자기 아들놈의 비명 소리가 터져나왔다
"엄마, 여기 내가 리니지계정 아디와 비번 메모해놨는거 어쨌어?"
'헉!!!!!!!!!!!'
잘 모르겠다고 발뺌을 해도 내가 책상서랍 정리 한 것을 알고 있으니
당연히 덮어썼다.
이리저리 찾아 다니던 놈이 결국 그걸 찾지 못하자 울음이 터지더니
왕왕 짖어대는 것이다
"그거 내가 이년동안 정말 열심히 해서 돈하고 아이템, 무기 모아 놓았는데 엄마 때문에 다 날아갔다"면서 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눈물이 철철 흐르고, 침대에다 주먹질을 하더니 급기야는 꺽꺽 넘어간다
'허이고 큰일났네'
달래도 소용없고, 물어내라는 말에 속수무책, 내가 머 리니지 게임을 할 줄을 아나 어떻게 아디 생각해 보라고 말해도 안한지 서너달 넘었는데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그래도 돈이 좋아..'ㅎㅎㅎㅎ
"미안하다 아들아, 그거 내가 이천원으로 보상할게"
이천원이고 만원이고 싫다며 몸부림치며 아까와 하는 녀석을 보면서
그것이 안됐다고 돈을 더 올려주면 안된다
지금은 만원도 싫다고 고함지르며 통곡을 할 지 모르지만, 실컷 울고나면
슬슬 돈생각이 나는 법.
나는 끝까지 이천원만 고수한다
한참을 목놓아 울던 녀석이 슬슬 타협의 수작을 붙여온다
"그걸 내가 이년도 넘게 모았는건데 엄마 이천원은 너무 적어 오천원하자"
"싫어, 난 이천원밖에 줄 수가 없어"
"그럼 사천원....."ㅎㅎㅎㅎ
결국 녀석은 이천원으로 내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었지만,
아이의 게임 아이디를 버렸다고 보상을 해 줘야하는 기막힌 세상이 되었
다.
' 엄마 죽으면 저렇게 울까?'
엉겹결에 이천원 뺏기고 공연히 부아가 터져 내 입에서 터져 나온 말.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것이 존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우리 클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세상이라는 것
허기사 나도 글 쓰다가 아들놈이 잘못 눌러 날라가면 물어내라고 난리를 치는 판국이니..어쩐지 쌀벌한 생각이 든다
상순
처음 학교 입학했을 때 그 애가 학교 가기 전에 가방을 열고
준비물이며 가져가야 할 물건을 챙기는 행동을 적어도 다섯번은
확인을 하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검하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이젠 가끔
가져가야 할 것을 잊어 먹고 그냥 가는 수도 생긴다
한번씩 가방을 열어보면 시험지며 유인물들이 한뭉테기씩 나온다
그것도 각이 살아 있는 유인물은 하나도 없고 모두 귀퉁이가
찌그러져 제각각이여 챙겨줄라믄 접힌 부분을 펴는 일도 거짓말 좀
보태 한나절 일거리다
하루는 아침 시간이 좀 있어 책상을 정리하다가, 서랍을 열어보니
눌려 있던 내용물이 부풀어 오르면서 엇뜨거라 싶어 다시 닫으려는
내 손을 비웃듯이 아주 닫기지도 않는 것이다
얼마나 기술적으로 꾸셔넣어 놓았던지......
서랍 속 물건들을 다 끄집어내니 그야말로 한보따리다
연필이며, 지우개, 물감......시험지,가위 풀......
정작 쓸려고 찾으면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지 찾을 수 없던 것들이
모두 이 작은 서랍 안에 찌그러져있다
하나하나 챙겨서 분류를 하고 쓸데없는 메모 같아 보이는 것은 모조리
정리를 하여 쓰레기통으로 넣었다
그러고 얼마를 지났는데 어제 갑자기 아들놈의 비명 소리가 터져나왔다
"엄마, 여기 내가 리니지계정 아디와 비번 메모해놨는거 어쨌어?"
'헉!!!!!!!!!!!'
잘 모르겠다고 발뺌을 해도 내가 책상서랍 정리 한 것을 알고 있으니
당연히 덮어썼다.
이리저리 찾아 다니던 놈이 결국 그걸 찾지 못하자 울음이 터지더니
왕왕 짖어대는 것이다
"그거 내가 이년동안 정말 열심히 해서 돈하고 아이템, 무기 모아 놓았는데 엄마 때문에 다 날아갔다"면서 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눈물이 철철 흐르고, 침대에다 주먹질을 하더니 급기야는 꺽꺽 넘어간다
'허이고 큰일났네'
달래도 소용없고, 물어내라는 말에 속수무책, 내가 머 리니지 게임을 할 줄을 아나 어떻게 아디 생각해 보라고 말해도 안한지 서너달 넘었는데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그래도 돈이 좋아..'ㅎㅎㅎㅎ
"미안하다 아들아, 그거 내가 이천원으로 보상할게"
이천원이고 만원이고 싫다며 몸부림치며 아까와 하는 녀석을 보면서
그것이 안됐다고 돈을 더 올려주면 안된다
지금은 만원도 싫다고 고함지르며 통곡을 할 지 모르지만, 실컷 울고나면
슬슬 돈생각이 나는 법.
나는 끝까지 이천원만 고수한다
한참을 목놓아 울던 녀석이 슬슬 타협의 수작을 붙여온다
"그걸 내가 이년도 넘게 모았는건데 엄마 이천원은 너무 적어 오천원하자"
"싫어, 난 이천원밖에 줄 수가 없어"
"그럼 사천원....."ㅎㅎㅎㅎ
결국 녀석은 이천원으로 내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었지만,
아이의 게임 아이디를 버렸다고 보상을 해 줘야하는 기막힌 세상이 되었
다.
' 엄마 죽으면 저렇게 울까?'
엉겹결에 이천원 뺏기고 공연히 부아가 터져 내 입에서 터져 나온 말.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것이 존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우리 클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세상이라는 것
허기사 나도 글 쓰다가 아들놈이 잘못 눌러 날라가면 물어내라고 난리를 치는 판국이니..어쩐지 쌀벌한 생각이 든다
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