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원님 덕에 나발분다.

황금횃대 2006. 9. 7. 14:36

고스방이 다리뼈가 뿌라졌응께 집에 와서는 오로지 다리빼가 빨리 이어지는 음식을 찾게 되는거라

안 먹던 우유도 먹을라카고, 인터넷도 열어보라하등만 산골이 좋다고 하니 그것도 비싸게 사묵고

어머님은 뼈 뿌질라 진데는 뼈 고아 먹는게 최고라함씨롱 거금을 내어 놓으시며 쇠꼬랑지와 쇠족을

사오라해서는 이틀째 고아서 퍼 먹고 있네요

 

두 번 고아내고 또 뼈만 넣어서 물 잡아 죙일 불 댕겨놓으니까 또 어디서 뿌연 물이 나옵니다

덕분에 우리식구들 모두 한 그릇씩 뿌연 육수에 밥 말어가지고는 한 그릇씩 뚝딱 먹고 있시요

포도 작업하자면 먹는 거 장만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닌데 그것으로 일 한 가지는 덜었네요

 

포도 작업하는 첫날은 포도따가지고 와서 저녁할라니까 엄니께서 작업 거들어 주신다고 앉아 계시더니 저녁 차려서 드시러 들어오시는데 혈압이 올라가서랑 사람 혼이 쑥 빠졌네요

비는 부실부실 오는데 아바이는 다리를 못 써서 껑충거리지, 아버님은 어어 하시며 쳐다만 보고 계시지 혼자 열 손가락, 열 발가락 사혈침으로 따고 주무르는데도 어머님은 사시나무 떨 듯 경련을 일으키고, 시동생한테 병원가자고 전화하니 회사 퇴근버스 시간맞춰 대 주어야한다고 하지..사람의 일이 이렇게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있어야지요. 간신히 택시 불러서 어머님을 업고는 차를 타고 김천까지 가서 응급실에 입원을 시켰네요

 

병원에서 씨티 촬영하니 다행이 머리부분에 출혈이 없다고 해서 한시름 놓고는 링거액에 주사 맞고 집에 오니 두 시가 다 됐습니다.

이불도 안 깔고 자는 딸래미 바로 눕혀 주고 처연히 누웠으니...사람 사는게 왜이리 편할 날이 몇 안 되는지....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죠

 

"사는기 고해니라니라니라니라니라 닐리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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