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포도 작업을 하는데
고스방이 목발을 짚고 현관 계단을 내려온다
먼데서 목발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걸음마 배우는 애기처럼 위태롭다.
차고에서 작업하는 내 옆에 겨우 앉아서는
콘티박스로 아픈 다리 공가놓고
일하는 여편네에게 수작을 건다
수작이란
신이 인간에게 기별하는 것이라는데
궁하디 궁한 고스방도 신의 수준에 이르는 수작을
내게 건다
포도에게 눈깔을 박고 열심히 일하는 내가
고스방 하는 말에 툭 던지는게
또 그 이야기, 잣지도 못하면서 까르르르르르..
"저눔 여편네가 아주 쥐박힐라고 용을 쓰는구만"
"헤...거기서 여기까지 올라면 목발 찾어야지 삐그덕 일어나야지 폼 잡는 동안 나는 십오리나 도망가겠네"
"야 이핀네야 어디 손으로 쥐박간? 목발 들어서 한 대 때리면 순식간이지 곰탱이가 피하긴 어딜피해"
그냥 웃어준다
"에이, 기브스 할 때 용수철 넣고 해 달라고할껄..그럼 잣는건 문제 없는데..."
여러분,
다리는 더 이상 그냥 몸이 아닙니다
다리는 과학입니다.
용수철이라고라고라...
또 욕심에, 너무 강력한 용수철 장착했다가
과학 믿고 용쓰다 천장까지 올라가면
등뼈 다쳐 안팎곱사디될라..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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