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호작질

시월, 상달이라네

황금횃대 2006. 9. 26. 08:43

 

 

배깔고 누워 색연필통 뒤적거리며

쉽게 그릴 수 있는 꽃이 도라지꽃이래요

옛날 친정고모집에 놀러가면 아침 이슬 발가락에

적셔가며 도라지 얼굴을 터트렸지요

우리집 포도 사드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말씀 드리면서

"시월, 그 한 달도 환한 날 되십시요"

 

 

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rose님한테 구월 달력

빠뜨린거 같어..맞지요?

아마 <처음 것>을 받을 사람이 새로 생겼나봐요

이렇게 얘기하면 공주님 엄청 열 받을래나

고스방 열 받는것 처럼. ㅎㅎㅎ

이렇게 깎인 달을 보내는 내 심정을 잘 아실거라

다요트 열심히 하셔서 옛날의 날씬한 공주님으로

환원되시길.

"시월은 원래 상달이라하여 무엇이든 감사하기 좋은 달이라네요"

건강,  날씬, 푸히~

 

 

 

이렇게 뱅글뱅글 감긴 모양을 그리면

나는 매번 '뫼비우스의 띠'가 생각나요

수학시간에 종이띠를 잘라 한번 비틀어서 양끝을 붙이고는

볼펜으로 끝도 없는 길을 그어 보던 일.

또,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마 저런 모양을 스케치북에 그리고는

칸칸이 크레파스를 칠하던 기억도 나고요

그 옛날 울 엄마가 내 그림 그리는 소질을 발견하고 공부를 시켜주었다면

나는 지금쯤 무얼하고 살까요. 미술선생님? 하하하하

 

 

2006. 9. 26 전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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