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도밭에 일하다 잠간 참외 하나 깎아 묵으며 가까운 산에 바람 따라 일렁이는 나무잎들을
흔심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전화가 와요
지난 토요일 결혼식한 예식장 사장님이래요
"횃대야 매실 보내줄게 담아 먹을래"
"보내 주신다면야 백가지 음식이래도 만들어 먹쥬"
멀리 함양 살면서 귀농해 청정농사를 지으신다는 친구분이 한살림에 납품하고 남은 매실을 보내
준단다. 그 매실이 오늘 제사 부침개 굽는데 도착했다. 짠!
파란색 양파 망태기에 넣어서 상자에 보내왔는데 어찌나 깨끗하고 알이 굵던지.
작년 맹세를 잊고 나는 매실을 보며 감탄을 하였다.
여기 자주 오시는 분들이야 내가 매실에 대한 기맥힌 사연을 알고 있으리라.
그 매실즙 사건 이후로 내가 매실에 ㅁ` 이라도 먹나 봐라 하면 어금니가 뿌사지도록 맹세를 했는데
사람의 일이란 무엇이든 맹세할 일이 못된다 ㅡ.ㅡ;;
증조부 제사 부침개 다 구워 놓구서 일차 후라이판이며 양푼이며 뒤집개..이런거 싸악 씻어 포개 놓구선
마침 부뚜막에 가스불도 다 되서 그거 주문해 놓고 매실을 다듬어 씻어 건져 놓았다.
뒤안에 가서 안 깨지는 포도주통도 씻어서 장독 사이에 기울여놓아 물을 뺴서 건조시키고 있는데.
고맙다고 전화를 하니 아직 매실이 남아 있단다.
매실 필요하신 분들은 055-585-1584로 전화를 걸어 직접 주문하시면 된다.
거기 농장 주인 아저씨야말로 진정한 농부이시다.
나? 아시다시피 좀 날라리고 ㅎㅎㅎㅎ
황간 사는 상순 아지매 소개로 매실 산다고 하면, 특히 더 이쁜 걸로 골라 담아 주시지 않을까.
ㅎㅎㅎ
이쁘고 못나고가 어디있는가. 모두 농부의 땀방울이라 생각하면 보석처럼 아름답지.
10킬로 그램에 30,000원이고 택배비는 3,500원 별도라네. 그러니까 합해서 33,500원이여
무농약 매실인데도 엄청 깨끗하고 좋아. 가격도 생각보다는 저렴하구.
나는 벌써 설탕까지 사다 놨당께롱.
우리집에 놀러 오시면 맛있는 매실차를 이제 마실수 있다는 말씀도 아울러 전하면서.
(나무에 매달린 매실이 얼마 없다네요^^)
10킬로그램이 많으신 분들은 5킬로그램 소량 주문도 가능하다고 함.
나, 이제 콩나물도 볶고, 고사리나물에 도래(도라지)도 볶아야 하고, 탕국도 앉혀야 한다네.
미끄덩미끄덩한 다시마 씻으며 그대들 생각 많이 할게요^^
*함양 길벗농원 주인아자씨 전화 왔는데요, 매실이 이제 다 팔렸답니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면서, 매실 사 드신 모든 분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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