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전자 꼬매는 여자

호작질

황금횃대 2007. 6. 13. 17:23

 몇달전인가 몰라요, 손가락으로 셀 수도 없는 많은 달들이 지났어요

아는 분이 교통카드 넣어 다닐 수 있는 작은 지갑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셨어요

촌구석에 사는 여편네는 교통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크기가 얼매만한가 물어 보니 그냥 카드 만하데

저번에 한번 만들어 봤는데 시접처리를 잘 못해서 카드가 겨우 들어가는거야요

그래서 그건 그만 버리고.

 

인터넷 검색하니까 의외로 카드지갑을 퀼트로 많이 만들어놨더라구요

근데 다들 고난이도의 작품들이라 따라하들 못하겠어요

어찌어찌 쉽게 만들어 놓은 그림이 있기에 천을 오려서 점심먹고는 호작질하기 시작입니다.

손바느질을 하니 어찌나 더디던지..그래도 만들어 놓고 보니 뭔가 20%부족!

그래서 다시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냥 자봉틀로 드르륵 박아요

 

 

감물들인 광목천이 아직 남아 있어서 그걸로 만들어 봅니다.

카드도 직접 넣어보니까 아까 만들었던 본은 크기가 좀 커요

그래서 여불때기 좀 잘라내고 바이어스로 붙이니까 힘들어서 그냥 직선으로 잘라서 마무리

 

 

처음 만들때는 고리도 만들어 딱단추를 붙였는데 그것도 귀찮어. 그냥 바로 달아버립니다.

그러니까 간단하니 좋군요

이 일을 의뢰하신 분은 둘 중에 어느것을 할 것인가 전화 주십시요

어휴...바느질하기 힘들어. 하나 뚝딱 사는게 훨 쉽긴한데, 의뢰인이 나한테 해주는 정성을 생각하면

대가리 싸매고 하나 만들어야 도리에 맞는 일입니다.

파란색 안감을 보니까 문득, 바다가 생각나네요

오....바다!

 

 

그런데 바느질 하는 사이에 신당동 아지매한테서 편지가 왔어요

노랑병아리 털색깔 편지지에 편지를 써서 보냈어요

그리고 또 한 장이 더 있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나 궁금한 친구였는데 이렇게 마음이 먼저 달려가니 소식이 옵니다 그려

땡큐 친구!

 

 

의뢰인,

맘에 드시나요? 아님...

벨로 이신가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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