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도 마디호박을 동글동글하게 잘라 구웠다. 호박 두개를 얇게 썰어서 후라이판에 몇 판을 구웠는지는 세지 않았다. 그러나 목에 걸고 시작한 수건으로 땀은 열 두번을 닦았다. 마지막으로 팬에다 호박을 깔아 놓고 기름을 붓고는 뒤집게로 이리저리 호박끼리의 간격을 조절하다가 기름이 튀어서 순간 욕이 튀어 나왔다 씨팔. 그 담 문장은 보나마나 조또로 시작할게 분명하다. 조또 내가 왜 시부모 모시는 집으로 시집을 왔을까. <까>까지 생각을 마무리 짓기도 전에 친정 부모가 생각났다. 친정동네는 해마다 여름이면 최고의 습도와 기온을 자랑하고 자랑하다 못해 제 기록을 갱신까지 해대는 동네였다. 그런 동네에서 큰 올케 역시 나를 낳아준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그래서 <까>는 꿀떡, 울대에 소리가 나도록 삼켰다. 호박을 구우면서 왜 친정부모를 생각했는지는 마지막 문장에서 밝혀진다
호박구이 양념장 반찬은 우리집에서 아버님 밖에 안 드신다.
지금도 나는 재고가 바닥난 호박구이 양념장 반찬을 만드느라 부엌을 왔다갔다 하면서 호박을 굽고 있다. 역시나 기름이 튀고 나는 행여라도 이틀 전과 같은 문장이 튀어 나올까바 미리 어금니부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