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형상기억합금

황금횃대 2004. 12. 21. 21:18
세상의 물리는 나날이 발전을 하여 형상기억합금이란 것이 벌써 구식 기술이 되었다.
그러나 나노가 아무리 판치고 디램의 숫자가 기하학으로 늘어간들, 여편네의 늘어진
가슴을 떠 받치는건 나노도 아니고 디램도 아니고, 저어기 형상기억합금이라는 요상한
철사다. 빠르고 외기 좋게 걍 와이어로 불리는 이 뼘가웃의 철사.

이것이 처진 여편네들의 늘어진 젖가슴을 떡하니 받치고 있을 때야 어느쪽으로 흔들어
제껴도 와이어간 단단히 받치고 있어서 흔들림도 덜하고 그게 들어 있는 속옷을 걸치면
잃었던 존심까지도 회복이 되는 듯 가슴을 파악 내밀고 다닐 수 있는데.

어제 빨래를 하고 탈수기를 돌리는데 회전할 때 뭔가 걸리는 소리가 탁탁 나더니, 탈수통이
탄력을 받아 돌때는 아예 집구석 뿡개는 소릴 낸다. 옷을 덜어내고 아무리 살펴봐야 세탁조
통돌이 밑바닥엔 아무런 이물질이 없다. 이럴 때 나는 뭔 똥고집이 있는가 무작종 소리 무시
하고 빨래를 돌려대는 것이다.

두 아름 정도의 빨래를 껴안고 와서 빨래를 넌다
바지를 널고, 남방셔츠를 넣고 빤스를 널고 양말을 널고, 티셔츠를 널고 마지막 짜투리 공간에
브레지어를 걸쳐 널려고 드는 순간, 얼라리요? 한 쪽 가슴 모양이 후라이팬에 구운 찰떡처럼
모양이 퍼들어졌다. 나는 잽싸게 그 부분을 만져 본다. 없다. 감쪽같이 없어졌다.

형상기억합금화이어는 내 가슴을 떠 받치던 기억보다 훨 이전의 자신을 기억한 것이다. 와이어가 든 좁은 틈새를 빠져나와 신천지로 그는 가려했을 것이다. 다른 빨래들과 팔다리를 걸고 정신없이 돌아갈 때, 와이어는 고향을 기억한지도 모르겠다. 어둡고 축축한 그 곳. 부드러운 흙분자들이 자기를 감싸안고 있던 태초의 기억. 합성세제로 뒤범벅된 구정물 속에서 그래도 정신을 바짝차려 탈출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뿔사 태초의 고향으로 돌아가기엔 세탁기의 구조가 너무나 복잡하다. 아마...통 틈에 끼여 저 무식한 여편네가 돌려대는 탈수기에 기억조차 산산이 부서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이상 글이 전개가 안되네. 쩝....

그러게...브래지어같은건 손으로 빨면 좀 좋아. 연말이라고 세탁기도 돈 먹을라 하나벼.

'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엔  (0) 2005.01.03
사는 일  (0) 2004.12.29
애인  (0) 2004.12.16
한껀 올리다  (0) 2004.12.08
포도주를 뜨다  (0) 2004.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