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사는 일

황금횃대 2004. 12. 29. 21:03

콩 두말을 종일 삶아서 메주 다섯장 딛여놓다

홍캐이가 되도록 삶았더니 자루에 넣어 몇 번 밟지 않아도 다 물크러진다

메주틀에 넣고 보자기를 잡아 당기며 모양을 만들어 짚 우에 가지런히 놓아두다.

이즈음 복닥거리는 심사로 매일이 지옥이다.

겉으로야 허허하고 지내지만 나는 갈 수록 쪼잔해져서 내 숨통이 갑갑하다

 

아직도 덜 삶은게지

뭐가 푸득푸득 목구멍으로 뛰쳐나오려는걸 홍케이가 되도록 삶아내야만 그것을

자알 디뎌 매끈한 벽돌 한장 찍어낼텐데...

 

 

그래서 연필을 잡았다가도 나는 멈칫멈칫한다.

좀 오래갈 것 같다.

 

에잉..

 

 

그래도 여기 발걸음 하시는 분들은 모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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