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두말을 종일 삶아서 메주 다섯장 딛여놓다
홍캐이가 되도록 삶았더니 자루에 넣어 몇 번 밟지 않아도 다 물크러진다
메주틀에 넣고 보자기를 잡아 당기며 모양을 만들어 짚 우에 가지런히 놓아두다.
이즈음 복닥거리는 심사로 매일이 지옥이다.
겉으로야 허허하고 지내지만 나는 갈 수록 쪼잔해져서 내 숨통이 갑갑하다
아직도 덜 삶은게지
뭐가 푸득푸득 목구멍으로 뛰쳐나오려는걸 홍케이가 되도록 삶아내야만 그것을
자알 디뎌 매끈한 벽돌 한장 찍어낼텐데...
그래서 연필을 잡았다가도 나는 멈칫멈칫한다.
좀 오래갈 것 같다.
에잉..
그래도 여기 발걸음 하시는 분들은 모두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