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MAN 200G ROTRING/색연필채색
(이렇게 써 놓으니 뭣 같습니까? ㅎㅎㅎㅎㅎ)
참말로 나도 어지간하지, 정을 끊을려면 서서히, 정이 가는지 오는지도 무덤덤해질 무렵, 핫바지에
방귀가 새어 나가 듯, 그렇게 슬그머니 끊어야지...제 마음 결심이 섰다고 그렇게 무 자르듯 찬바람나게 끊을 수가 있나...가끔 나는 이렇게 나를 타박해 봅니다
별로 바쁜 것도 아니면서 한 가지에 집중해야 된다 싶으면 자주 하지 않는 일조차 마음에서 밀어내게 되지요. 그게 참말로 병이고 모자란 일입니다. 달력 만들어 보내는 일만해도 그래요, 내가 하고 싶어 열정을 내고 내 신명에 겨워 만들 때는 잠도 안 자고 그 짓을 하더니<이젠 그만 하자>하고 마음을 먹으니
손가락에 색연필 잡는 일도 드물어집니다. 참 오랫동안 울궈먹고 살았네요. 올해는 좀 열심이 나와 줄까...기대는 합니다만 글쎄요 왜 이리 의욕이 팍팍 줄어 드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글자만 보면 잠은 또 왜 그리 쏟아지는지 이걸 쓰면서도 잠깐 졸다가 깜박 깼어요. 한기가 온 몸을 찌르르 지나갑니다.
그래도 이렇게 잊지 않고 그리고, 쓸 수 있음은 가끔 제 이름 손수 적어 편지 보내 오는 이가 있어 나는 답장에 가늠하다 보면 나처럼 편지를 받고 기뻐할 그 누군가를 생각합니다.
낮에 람세스란 책을 보다가 이집트 벽화 그림이 신기하고 또 돌멩이에 그려진 이 그림, 단숨, 혹은 한 호흡에 그렸음직한 저 그림이 또 마음에 가득 차서 나도 그림을 따라 그려 보았습니다. 돌 위에 그린 그림이 종이 우에 그린 것처럼 선이 매끄러와서 감탄입니다.
2008년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