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09년 농협 영농좌담회가 있었다.
농협조합원들만 모여서 농협의 실적과 앞으로의 계획등을 직원으로부터 듣고 대의원도 선출하는 날이다.
이 날 조합원 일인당 경비로 8,000원이 나오는데 내가 이장 맡기 전에는 이장 사모님이 그 돈을 들고 쓰고는 계산을 밝히지도 않고 유야무야 하였다. 동네 사람들은 그걸로 항상 말이 많았는데 이번에 내가 이장이 되니까 본격적으로 그 경비에 대해 입을 댄다.
이틀 전에 방송을 하면서 좌담회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간소하게 할 경우 나머지 돈을 환불해 주겠노라고 얘기까지 했는데 낮에 회관에 가니까 한 사람이 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고함을 지르면서 하는 말이,
"올해는 내가 기어이 오천원을 받아 가야겠다고."
아니 내가 돈을 안 내주겠다고 말하지 않았고, 음식준비를 무엇을 하든 쓰고난 경비에 대해서는 결산을 봐 줄터인데 그 전에 못한 이야기를 내게 퍼붓고 있는것이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무리 이런 일을 맡으면 세상 사람들이 보여 줄 수 있는 온갖 성격들을 다 경험하게 된다지만 이런 무경우한 일어 어디있나 싶어서 얼굴이 확 열로 치받쳐 올라오는 것이다.
결국 그 한사람의 고함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옳게 자신의 의견을 펴지도 못하고 점심 국수 한 그릇으로 정해지고 말았다. 이렇게 정하고 나니 또 뒤에서는 말이 많다. 조합에서 밥 해먹으라고 돈까지 챙겨주는데 그냥 하루 어르신들 고기국 끓여 이것저것 장만해서 드리면 얼마나 좋으냐고.. 그걸 뭘 남겨서 오천원 챙겨가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말들이 많다. 이 동네에서는 말 많은게 기본이란다 ㅡ.ㅡ;;
어쨌던 올해 좌담회엔 국수를 먹고, 환원사업으로 농협에서 준비한 커피잔세트와 돈 오천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돌리는데 머리 속은 벌통 쑤셔놓은 듯 왕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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