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태어날라꼬 그러는가 날씨가 꾸물꾸물 맨날 궂다.
얼라들도 태어 날라믄 양수라는 물구디 속에서 살다 그게 터져나오면서 세상 밖으로 출세를 하지 않는가.
세상이치가 그럴진데 봄이라꼬 별수 있을라고..
그렇게 봄이 태어 날라꼬 몸부림을 치며 세상의 수분을 끌어 당기는 어느 날 첫 새벽이였다.
문득, 아니지, 늘상 자신의 신체 특정부위에 마음을 주고 있던 고스방은 그날 새벽 그 특정부위가 뿌듯허니
일어나는 근래 보기 드문 느낌을 느끼자말자 옆에 누워자는 여편네에게 찰싹 달라 붙어 수작을 걸었다.
자슥놈 분가에 동네 시사답 장만 하는 일에 아래 윗 동네의 반목까지 헤아려야하는 여편네는 요즘 머리 속이 복잡아 스방 보기를 길가에 돌삐 보듯 하였으니, 젊었을 때같으면 말이나 되나? 하는 공백기간도 슬슬 일주일을 넘기게 되었다. 그러니 스방이 찝적거리는데 에잉, 에잉, 헹, 싫어요 소리를 두어번 코맹맹 소리로 내놓고는 에고, 이참저참 골속도 복잡하니 뜨겁게 함 하고 자질구레한 근심을 태워버리자하며 넘들은 하룻 밤 잠 중에 젤 꿀맛같다는 새벽잠도 발가락으로 빤스 벗을 때 같이 밀어 내고는 오랜만에 창문에 허옇게 김이 서릴 정도로 몰입을 했는데..
창문에 이렇게 김이 서릴 정도면 사람의 몸은 얼마나 뜨거웠게? 한참 하던 고스방이 더워 죽것다며 숨을 한번 쉬더니 떨어져나간다. 아니 이 양반이 드뎌 <접이불루(接而不漏)>의 경지에 이르렀나싶어 내심 신기해하면서도 나도 더워 죽것고..그래서 훌훌 고만 일어나고 말았는데.
오늘 새벽에도 여지 없이 봄은 태어 날라꼬 꼬물꼬물 속닥속닥 사람의 이부자리 속에 침투하여 수작을 벌이는데, 무식한 여편네는 봄이 그러는 줄도 모르고 애꿎은 스방한테 볼멘 소리를 한다.
"아, 어제 했으면 됐지 온 아침에는 와 또 그라능교? 엥간흐면 하루 띄우고 합시닷!" 했더니
"야이 여편네야 어제는 사정을 안 했으니 그거 한번은 저축해 놨잖아"
크억~~~~ 누워 있었으니 망정이지 일어나 있었으면 대번에 쓰러졌을겨.
어익후 서방님, 그것도 저축성 예금이였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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