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동맹 여편네

고맙습니다

황금횃대 2010. 12. 19. 22:17

 

 

 

 

 

 

2010년도 이제 저무는가벼

가는 해, 저도 뭔가 아수운 듯 저녁마다 하늘에다 슬픈 울상을 지어

그걸 보고 사람들은 그저 이놈의 날씨가 왜이래 맨날 꾸무리하노 하고 한 마디씩 하지

그러나 나는 알어

세월도 한 번씩 그 세월의 경계를 뛰어 넘자면 아픈게야

 

나는 저렇게 살이 퉁실퉁실 쪄서

엎어지면 코 닿을 쉰살을 바라보는 멋진 시선을 가지게 되었어

물론, 초조할 때도 있지

그래도 이젠 그러려니 하는거야 동동 발 굴러 봤자 거개서 거개여

 

새해엔 우리집 보리껍데기가 군대를 갈거고

딸래미는 한 해 휴학을 한다네

3학년 다니고 한 해 휴학하는게 대세인가벼. 취직하기가 어려워서 그러는가보던데..

우리야 그저 등골에 골수가 조금이라도 덜 헐거울 때 자슥 공부마치는게 낫겠구만

그것조차 우리 맘대로 될 수 있는게 아니더만.

 

한 해 가마히 되돌아보면

허겁지겁 세월의 꼬리만 붙잡고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아

새해엔 좀 더 정신채리고 살어야지..하고 다짐을 해 보지만

여태 살아 온 거 보면 내년에도 어찌 살지 답이 나오잖에.

그렇게 사는거야

베트남가서 느낀건 오토바이의 물결이야.

차선이고 신호고 뭐고 없이 오토바이의 물결이 막히면 물 흐르듯 돌아가던만

참 희안한 풍경이였는데 무엇보다 가슴에 남아.

 

난, 내년에 좀 더 느리게 살고 싶어

밥 먹는 속도도 조금 더 느리게

타자 치는 속도도 좀더 느릿허게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느긋하게

 

그렇게 훈련하다보면 내 인생도 느리게 돌부리를 돌아서 흐르는 법을 배울거야

여태 그걸 제대로 못 익히고 살았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어쩌것어., 그거이 모~~다 내 인생인걸.

 

 

띄엄띄엄 소식 전해도 언제나 한결 같은 마음을 보여주었던 블로그 이우재 여러분들

새해에도 건강하시라.

 

 

 

 

 

'탁주 동맹 여편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가 고프다  (0) 2011.02.23
옅어져가는  (0) 2011.01.22
연습  (0) 2010.12.16
늙음  (0) 2010.11.04
나뭇단  (0) 201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