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이제 저무는가벼
가는 해, 저도 뭔가 아수운 듯 저녁마다 하늘에다 슬픈 울상을 지어
그걸 보고 사람들은 그저 이놈의 날씨가 왜이래 맨날 꾸무리하노 하고 한 마디씩 하지
그러나 나는 알어
세월도 한 번씩 그 세월의 경계를 뛰어 넘자면 아픈게야
나는 저렇게 살이 퉁실퉁실 쪄서
엎어지면 코 닿을 쉰살을 바라보는 멋진 시선을 가지게 되었어
물론, 초조할 때도 있지
그래도 이젠 그러려니 하는거야 동동 발 굴러 봤자 거개서 거개여
새해엔 우리집 보리껍데기가 군대를 갈거고
딸래미는 한 해 휴학을 한다네
3학년 다니고 한 해 휴학하는게 대세인가벼. 취직하기가 어려워서 그러는가보던데..
우리야 그저 등골에 골수가 조금이라도 덜 헐거울 때 자슥 공부마치는게 낫겠구만
그것조차 우리 맘대로 될 수 있는게 아니더만.
한 해 가마히 되돌아보면
허겁지겁 세월의 꼬리만 붙잡고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아
새해엔 좀 더 정신채리고 살어야지..하고 다짐을 해 보지만
여태 살아 온 거 보면 내년에도 어찌 살지 답이 나오잖에.
그렇게 사는거야
베트남가서 느낀건 오토바이의 물결이야.
차선이고 신호고 뭐고 없이 오토바이의 물결이 막히면 물 흐르듯 돌아가던만
참 희안한 풍경이였는데 무엇보다 가슴에 남아.
난, 내년에 좀 더 느리게 살고 싶어
밥 먹는 속도도 조금 더 느리게
타자 치는 속도도 좀더 느릿허게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느긋하게
그렇게 훈련하다보면 내 인생도 느리게 돌부리를 돌아서 흐르는 법을 배울거야
여태 그걸 제대로 못 익히고 살았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어쩌것어., 그거이 모~~다 내 인생인걸.
띄엄띄엄 소식 전해도 언제나 한결 같은 마음을 보여주었던 블로그 이우재 여러분들
새해에도 건강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