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그 자리에서

황금횃대 2005. 8. 15. 08:44



 

 

내가 생긴게 펑퍼짐하니 넙데데하게 생겨서 그런가 도형을

그리자면 이렇게 네모모양을 즐겨그려요. 작은 네모, 큰 네모, 겹친 네모,

숨은 네모..마치 내 피부 속에 숨어 있는 겹겹의 지방층처럼.

나는 이렇게 겹겹 감춰진 지방층까지 그려보자 애를 쓰네요

끌끌..애 쓰는게 아니구 하다보면 저절로 드러나지게 되네요

오늘은 문종우를 꺼내지 않고 와트만지 스케치북을 헐었어요

15매짜리 한 권인데 낱장씩 뜯어내어 사등분 하면 딱 요만한 크기가

나와요

 

 

심심한 일요일, 밭에 가서 고추나 따면 될 것인데, 어제 TV녹화 이순신을

앞대가리 조금 놓치는 바람에 밤에 고서방 들어와서 쌩쇼버그지를 쳤어요

우리(아들, 딸, 나)싸잡아 매도 당했고 앞으로 <두고 보자>는 무서운

협박과 욕을 들어야했시요. 자고 나도 기분이 영 개운치 않아 오전에

반야사 초입까지 오토바이타고 갔다왔어요. 그냥 저냥 풀어야지요.

처음 당신과 반야사 갔을 때, 빨간 잠바입은 내 얼굴을 많이도 찍어

주셨지요, 그 자리에서 아릿한 먼 산을 봅니다.

 

 

2005. 8. 14.  상순

 

 

 

 


 

 


'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깨를 털며  (0) 2005.08.16
찌지한 나비효과  (0) 2005.08.16
능소화 지던 날  (0) 2005.08.14
사랑의 몸살, 흔적들...  (0) 2005.08.13
花失里  (0) 200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