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지님이 올려 놓은 사진 오베옴>
<터미네이터>란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츠자적 내가 젤 놀란 것은 붉은 눙깔을 켜고 돌아댕기는 그 터미네이터란 가공할 사이보그가 아니고, 미래로 부터 온 사나이와 통정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나중에 지도자가 되어 과거의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 부하, 곧 아버지를 과거로 보낸다는 그 기막힌 시간의 설정이였다.(그걸 시간 설정이라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 주인공 여자가 주유소에서 스냅사진을 한 장 찍게 되는데 그걸 미래의 전사 그의 아들이 어려움 가운데서도 사진을 들여다 보며 엄마를 생각하고 힘을 얻게 되는데, 그 사진 한 장이 바로 그 사진이였다.
오늘, 영동포도축제가 있었다
포도축제 행사중 하나로 마라톤대회가 있었는데, 대구에서 귀한 분이 참석을 하셨다. 작년에도 참석하고, 올해 2회 때도 또 참석을 하셨다. 포도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겠다는 약속! 그 한 가지 지키기 위해. ㅎㅎㅎ
아침부터 국수 삶고, 두부 잘라서 양념장과 김치에 막걸리 장사를 하였다. 장사래야 돈을 받는게 아니구 그냥 무료로 제공을 하는데 영동 막걸리가 제법 맛이 괘안타. 손님들 들이치기 전에 자루 달린 바가지로 한 잔씩 쭈욱 돌아가며 마시고, 뜨뜻한 두부 잘라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오래 배가 꺼지지 않고 버텨준다. 끊임없이 들이치는 달리기 선수들의 국수와 막걸리를 배급하고 끝이 날 때쯤에는 다리가 후들후들이다. 그래도 새마을 부녀회원들은 쓴소리 한 마디 않고 일을 잘 한다.
어지가히 마치고 집에 와서 저녁하는데 전화가 왔다.
"내 상쑨씨 사진 올리놨구마..얼굴이 훠언하니 살집좋게 잘 나완네"
한 잔 된 첨지님이 푸히히히 전화하는데 목소리는 벌써 알딸딸이다.
아이고 대단하심니더. 완주가 어데라꼬..
마음이 있고 약속이 있으면 하늘이 두 쪽나도 우린 만나진다 아입니까
대구 남산동 불로우유에 도루미기 약속은 아직도 유효하재요?
그라고, 저 사진 한 장. 저건 또 누구의 가슴에서 붉은 힘을 불뚝불뚝 솟게 할라능가..
사진이 아무리 각도와 뭐 기타 여건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지만, 아무리 봐도 둘다 희멀거니 이뿌요 그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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