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되돌아온 편지

황금횃대 2005. 10. 13. 15:41

<광주사는 박씨 아자씨 작품으로 해국입니다. 꽃이 바닷바람에 아주 단단히 다져진것 같아요>

 

 

저 먼 바다를 건너 갔던 시월 편지가, 붉은 볕이 떨어지는 오늘 되돌아왔다

한 장의 청첩장과 일간지 신문사이에 끼여서 길을 돌아 온 손때가 묻은 표정으로  편지통에 꽂혀있다

거개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시월이 저만치 온다는 소식도 오기전에

미리보낸 것인데 이것이 되돌아왔다.

 

편지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편지가 배달되지 못한 사연이 꼬부랑글씨에 체크되어 있다

그라고 알수 없는 글자가 그림처럼 쓰여져있다 암호같다

군데군데 기계를 통과하면서 알게모르게 묻혀진 기계잉크 자욱이 있다

처음 내가 쓴 몇 줄의 주소외에 붙여진 스티커며 얼룩들을 보니

꼭/사/람/같/다.

 

먼 곳을 돌아돌아 고향으로 온 오래비를 보는 양

접혀 눌려진 귀퉁이를 바로 펴면서

문득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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