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이런 재미..

황금횃대 2005. 11. 30. 19:08

맹 주끼봐야 고스방 이야기 아니면 집구석 이야기래요

고스방 이야기도 슬슬 지겹기 시작하죠?

이제 지겹기 시작하는기  아니고 이미 지겨워졌다구요?

ㅎㅎㅎㅎ

그래도 어쩌것어요. 내가 집구석에 들앉아 맨날 밥상 채리는 일이 주업이고 보면

그렇다고 책이라도 짜다라 많이 읽어싸면 이것조것 사기치기 좋을 만큼 인용도하고

감명을 받았니 쇼킹하니 험스롱 구라를 때릴낀데 그 조시도 안되고.

그래서 맨날 고스방만 파 먹고 삽니데이.

 

자랑을 하든, 밉다고 눙깔에 흰창을 뚝뚝,흘기며 욕을 하던, 흉을 보든

만만한기 홍어좆이라꼬. 내 식구, 그것도 서방 이얘기하는게 젤 재밋어요.

 

어제 저녁에는 내가 김밥을 쌌더랬어요

아침에 면사무소 요가하러 갔다가 하나로마트에 발길을 돌려서는 김밥 재료를 사왔재요

낮에는 그럭저럭 있는 반찬 먹고 오후 늦으막히 밥도 새로하고 뒷집 수미네 농사지은 깨로 짠

참기름도 드르륵 둘러서리 밥을 식혀 놓구는

 

목포에 갔을 때 희야님이 엥겨준 잔멸치를 빨갛게 볶아서 김밥에 넣습니다.

대애충, 단무지 계란, 맛살에 당근, 어묵에 치즈, 그리고 빨갛게 뽂은 잔멸치를 날라르미 놓구선

김밥을 델델 말아요.

푸른 나물 사온다는게 고만 깜박해서 푸른 빛깔은 하나도 없시요

그래도 깨소금 듬뿍 갈아 넣고 비빈 밥이라 여간 고소하지 않어요

 

 

 

 

 

 

 

 

 

 

 

김밥 열댓줄을 순식간에 쌉니다.

고스방, 잔멸치볶음을 엄청 좋아하지요

학교 다닐 때, 잘 사는 몇몇 애들이 흰 쌀밥에 김치도 자기와는 다른 하얀 줄기 부분에 잔멸치 볶음 가지고 오는 친구가 젤루 부러웠다네요. 자기는 김치도 흰 부분은 없는 시퍼런 이파리에 붉그띡띡 양념 대충 버무린 김치를 가져가서 꽁보리밥 하고 먹을래면 얼마나 부끄럽던지..

 

그 땐 저 빨갛게 볶은 잔멸치 반찬이 <꿈의 반찬>이였다고 합니다.

한 동안 요로결석이 생겨서 멸치 반찬을 잘 안 했어요

그랬는데 어제 김밥 싸면서 <꿈의 반찬>을 졸래리 넣어 해 주었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김밥을 맛있게 먹고, 남은 멸치볶음을 맨입에 몇 젓가락이나 더 먹고는 잘 먹었다고 얘기합니다

좀처럼 밥 먹고 잘 먹었단 얘기 안하거등요.

내가 "맛있지? 여보.."하고 물으면

실컷 잘 먹어놓고는 "내가 뭐 맛으로 먹냐? 일 할라고 어거지로 꾸셔넣지!"이럼씨롱

돼통맞은 소릴 해대는데 어제 김밥은 잘 먹었답니다.

(원래 말 한 마리 다 뜯어 먹고 말 쉰네 난다고 하는 사람들 많지요? ㅎㅎㅎ)

 

저녁을 그렇게 잘 먹었으니 그 날밤 여편네한테 하는 서비스는 말로 다 못하재요.

옛말 그른거 하나도 없습니다.

<의식이 족해야 체절을 아니라니라니라니라니랄랄라라라라...>

그런 서비스의 깊은 이야기는 언제 또 내 씨레가 뻘줌하게 열리면 풀어 보고요

 

날이 밝아 오늘은 또 무슨 날이냐하믄 고스방이 은행에 예탁해 놓은 예금의 만기일이라.

이자가 한 백만원쯤 나오니 기분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점심먹고 같이 은행 가서는 이것저것 돈 넣을 명세에다 세분해서 찾은 돈으로 밀어 넣고는

날 보고 삼심만원을 더 세알리래요

 

"삼심만원은 머할라꼬요?"

"평상시야 돈이 없어 주고 싶어도 못 주는데 오늘은 비록 내꼬리 내 짤라 먹는 일이라도 돈이 수중에 있으니 옷을 사 입던지...뭐라도 하고 싶은거 햐"

"오마낫.. 이런 일이 다 있을 줄이야"

표정관리가 안 됩니다. 좋아서.

우히히히히히히..

 

차를 타고 집에까지 데려다 주면서 말 합니다.

"내가 너한테 뭐라도 다 해주고 싶지를..근데 형편이 안 되네. 아이들 다 크고 나면 그 땐 좀 펜할라는가...기둘리봐."

 

고스방 저렇게 말할 때는 엄청 목소리 부드럽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어떤 분위기 있는 대사 보다 훨 분위기 있습니다. 얼마만큼 부드럽냐면, 요새 너나없이 입고 다니는 빌로드쟈켓의 등판처럼 부드럽습니다. 그럼 이 새대가리 여편네는 여태까지의 서운함을 모두 잊아 묵어뿌리고....그것도 그저 잊어 먹는기 아니고, 깡,그,리, 잊어 먹어버리고는

 

손가락에 침 묻혀 삼십만원을  세알리보고 또 세알린다지요?

신나게 돈 세다 흘깃 스방 얼굴을 쳐다보면....@#$%^&*

 

 

그나저나 오늘 밤은 당근 내가 뿌사지게 스비스를 해야겠지요. 그게 뭐 오고가고 사는 재민께롱..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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