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내자리 꽃자리 (19+)

황금횃대 2005. 12. 1. 13:11

 

 

앉은 자리 내자리가 꽃자리고

내캉 니캉 누운 자리가 직지사 관광호텔이여.

 

 

 

부부가 만나 한 이십년 좀 안되게 살다보면 슬슬 지겨울 때도 됐지 않나?

물론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지만, 심심찮게 남자 나이 오십 바라볼즈음이면

쩌어기 모님의 표현처럼 마누래가 싸악 다려준 빤수에 난닝구 입고 나가 바람 핀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등만요

 

그리고 얼마전 한겨레 신문 귀퉁이에서 본 이야기

부부지간에도 집에서 아이들이 크고, 또 수험생이 있는 집에서는 걸팡지게 부부관계를 못하니

따로 실쩌기 집구석을 빠져나가 모텔이나 다른 숙박 시설을 이용하여 환상의 정을 나눈다는

얘기도 흘깃 본거 같아요.

 

자,자, 넘의 이야기 할 것 없고, 우리집구석 이야기나 하지 모.

어제 이야기의 연장이여.

귀를 쫑긋 세우시는 분 더러 계실터지만..ㅎㅎㅎ

 

어제 돈을 받구 고스방이 그래요. 볼일 보고 김천 직지사나 가자구

아이고 용돈도 오감은데 직지사 나들이까지 시켜주실라구요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깔딱 넘어

왔지만 삐시식 웃기만 합니다.

여기서 <김천 직지사>가 내포한 깊은 의미는 무엇인가하믄.

 

고스방이 퇴근이 맨날 늦잖여. 열시나 열시 반쯤 들어와서는 티비 보다가 나는 열두시 좀 못 되면

자러 들어가요. 혼자 마루에 앉아 졸며 자며 티비를 보던 고스방이 한시쯤 방으로 들어옵니다

오씨엔이나 다른 영화 프로그램이 오밤중에는 좀 야한걸 해 주잖여. 그걸 보고는 껄떡, 침을 삼키며 무슨 생각이 있어 방으로 자러 들어온 고스방.

 

퍼질고 쌔근쌔근 자는 마누라가 얼마나 이뻐보이것어요

것도 치마잠옷이 허리깨까지 기어 올라가 아랫도리 다 내놓고 자는 여편네가.

이건 뭐 얼굴 보고 잡아 묵는 돼지 수준이 아니고 마구 하고 싶은거지요

게우 마누라 얼래서 하는 그 일은 정말로 꿀맛입니다.

근데 늦은 밤, 촌집이 다 그렇 듯, 뼘가웃 건너 시부모님 밤, 또 뼘가웃 건너 아이들방...뭐 이런 구조 아닙니까. 여편네가 좋으면 그져 숨만 쌕쌕 쉬면 될 것을 소리는 왜 내쌌는디야

조용한 밤에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들리면 좀 머시기한 소리가 새 나갈까봐 고스방은 하다가도 입을 막습니다. 에잉...이런건 진짜 소리 빽빽 수준은 아니드래도 나름대로 리듬을 타고 흐르는 높낮이가 있는 효과음이 있는 벱인데 그걸 못하는 나나, 못하게 입을 막는 고스방이나 재미 반감입니다.

 

아, 소리가 뭔 상관이냐구요? 아닙니다. 울 아덜내미 게임할 때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크다고 내가 스피커끄면 대번 머라 합니다. 효과음도 없는 게임을 뭔 재미로 하냐구요오오~~하면서.

 

그렇게 조금 미진허게 효과음 최대한 낮춰서 하고나면 고스방이 그래요

나중에 우리도 김천 직지사나 이런데가서 상순이 응앙응앙 우는 소리 맘껏 들어가면서 하자구..

그런 얘기 들을 땐 뭐 그럴거까지 있냐구 말리고 말지만 내심 기대하는 것은 있어갖구..

그러니까 <김천 직지사>란 바로 맘껏 소리내면 저나 나나 비풍초칠 육팔구 갖은 장기를 펼치며 할 수 있는 자유지대를 말하는거지요

 

아, 근데 어제 그 <김천 직지사>를 가자고 하는 겁니다.

 

"얼래? 내 체육복바람으로 나왔는데?"

 

"체육복이 뭔 상관이여. 그냥 가믄 되지."

 

"ㅎㅎㅎ그랴?'

 

잔뜩 기대에 부풀어서 농협에 아이들 급식대 입금시키러 잠시 갔어요

입금 시킬려고 대기표 받아 앉아 있는데 고스방 전화기가 울려요

 

"예, 어디요? 예...지금 갈게요"

 

이런이런 차 탈사람이 전화가 와서 거기로 가야한단다. 그럼 직지사는...

말꼬리는 흐리는 내게 고스방이 다독인다..거긴 다음에 가자.

 

복 많은 년은 넘어져도 요강 꼭지 아니면 가지밭에 자빠진다던데 ...나는 뭐야

금방 해 놓은 약속도 어이없게 나가리가 되네.

 

어젯밤 매일처럼 늦게까지 티비보다 들어온 고스방.

삼심만원 받은 것도 있구해서 스비스를 어데까지해야하나 하고 쳐다보니 그냥 잔다.

 

그러더니 오늘 새벽에 달라 붙어 하는 말이..

 

"어이구 여편네야...김천 직지사는.... 그걸 진짜로 믿었나"

 

그럼스롱 내 위로 올라오며 얘기한다.

 

"꼭 김천 직지사 가야 맛이것어 니하고 내하고 누운 자리 바로 이자리가 직지사지...."

 

"그려 그려"

 

다른 식구들 새벽잠이 얼마나 깊은지 나는 도무지 모를 일..

 

'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눈- 겨울  (0) 2005.12.04
지저분한 이야기  (0) 2005.12.02
이런 재미..  (0) 2005.11.30
justina님 고마와요  (0) 2005.11.29
일상  (0) 200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