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들 방에서 목도리를 짠다고 의자에 앉았으니 고스방이 들어와요
아이들 먹다 남은 오징어 다리를 발견하고는 후다닥 가더니 가져와서 다리를 쭈욱 떼서 우물우물 씹어요
그러고는 뭘 하나 떼서는 내가 수그리고 짜는 목도리 위에다 휙 던져조요
"아이 뗀지줄라믄 뒷다리나 하나 뗀지주지 묵을 것도 없는 주뎅이는 왜 떤지노?"
하고 내가 싹 달라 들었어요.
근데 이 스방 좀 봐요.
"야이 쪼뱅아 그게 어디 입이냐 오징어 눙깔이지" 그래요
"허이고 이게 어디 눙깔이여. 오징어 사타구니 새에 있는 입이지"
"등신 그치 그게 어디 입이야 새까만게 눙깔이지~"
"이게 눙깔이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그라만 백만원 내기하자요 이게 입인지 눙깔인지"
고스방 오징어 뒷다리도 팽개치고 당장 검색 해 보라네요
당장 돈 백만원 따먹겠는지 마구 뎀벼요
옳타구나 딱 걸렸스.
daum으로 가서 오징어 그림을 검색하니 대왕 오징어 그림이 나오고 여기 저기 찾아 댕기니
딱 오징어 해부 해 놓은 사진을 적나라하게 찍어 놓은 곳이 있어요
입이라고 핀셋으로 찝어내서 찍은 사진 아래 마치 고스방이 보란 듯이 이렇게 쓰여있네요
<다리 사이에 뾰족한 부리 같은 입이 보이지?>
ㅎㅎㅎㅎ
그럼 눙깔은 어디있는고야????
(오징어 광팬이라면서 입인지 눈인지 그것도 모리고 먹고 있었다니...쩝)
인터넷 없었으면 씨우기 대장한테 못 당하고 백만원 꼬일을뻔 했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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