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집은 아닌데, 아버님이 맏이시고, 우린 세째아들이라도
부모님을 모시고 사니 제사가 여간 아니다
많이 들은 날은 아침에는 아버님 생신상을 보고, 돌아서서
제수 음식을 장만할 때도 있었다
음력이 똑 같은 날이니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벗어 날 수
없는 노릇이다.
음력 사월에는 초하루날부터 제사가 들기 시작하여
그 달에는 세번의 제사가 있고, 그 중 하나는 인천까지
원정을 가는 제사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조상 섬기는 것이 유별났던 우리 민족은
자자손손 조상 제사 잘 모시어 잘못 된 일은 없었느니..함씨롱
아직도 며느리에게 자식에게 제사를 정성스럽게 모시길
은연중에 강요를 한다.
그리고 심심찮게 복권 당첨된 이가 나와서 당첨소감을 한 마디
해 보라고 할라치면, 예의 그가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사,오대 봉제사를 정성껏 지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조상을 제사로 잘 받들어 모시면, 후손이 잘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내 예전에 어데서 배운바로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몸 즉, 육체 말고도
영혼이 있어, 한 사람에게 이른바 영계의 영태가 몇 명이나 맴돌고 있단다.
원론적인 부활이니 뭐니 나는 이런거 잘 모른다.
영계에서도 다른 차원으로의 단계이동을 위해서 끊임없이 영혼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 그 영적 존재로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실제 몸을 가진 사람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 육신의 영에
도움을 주어 그가 선하고 착한 일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뭐 영계의 이야기야 내가 보지도 못했고, 들은 풍월이니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찬찬히 들어보면 영 틀린 말은 아닐성 싶다
아직도 노인들은 젯밥 지을 쌀을 떠놓고 젯상을 차려 잔을 치고는 나중에 묏밥을 지으러 갈라면, 그 위의 쌀의 모양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그 전설같은 이야기 중에 하나는 새발자욱으로 오는 조상의 흔적이다.
가장 많이 봤다는 일설이 있으니, 쌀 표면에 새발자욱이 똑,똑 찍혀 있어서 아이구..벌써 할아버지가 일차 오셨구나..하면서 더욱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정성스레 제사를 지낸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런 이야기 들으면 설마...새발자욱으로 오셨겠는가..다 지어낸 이야기 아닌가 하고 웃고 말지만, 그 이야기 들을 때는 뒷골이 송연한게 식은땀과 소름이 오소소 듣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우리집에도 예외는 아니여서 꼭, 자정을 알리는 땡 소리가 나면 묏밥이 들어가는데, 어린 아들놈은 아주 유치원 다닐 때부터 그게 불만이다.
제 아바이가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 밤에는 제사를 지내야하니 낮에 한 숨 자 놓구라...하고 은근히 일러두어도 놀다보면 저녁이고, 어릿대다보면 한 숨 잘 기회를 놓치고, 또 염두에 두어 대낮에 이불을 덮고 누웠어도 잠은 커녕 눈알이 말똥말똥 말똥 굴러가는 소리가 데굴데굴 날 정도이니 열한시 조금 넘기면 눈이 거물거물 감기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러다 살짝, 아주 살짝 잠이 들면 시간은 금방 흘러버려 자정이 되기 오분전이면 아이라고 사정 볼거 없이 야멸차게 깨워대니, 세상에서 젤 무거운 눈꺼풀의 위력을 우리 아들놈은 일찌감치 체험을 하고 산 셈이다.
이제 육학년이 되어 그런 것을 조절할 능력이 생겻으니, 사람이란 봐주고 무르게 키우면 한 없이 제 처지에 안주할 궁리밖에 아니 하는지만, 유치원부터 그렇게 조상님 제사만큼은 하늘이 무너져도 일어나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훈련 받은 아이는 이제 제가 제 상태를 조절을 한다.
나 역시.
일년에 명절제사까지 합해서 10번의 제사를 지내자면, 주뎅이가 따금씩 댓발이나 빠져나오는데, 그것도 세월의 훈련 앞에 단련이 되었는가, 이젠 탕국솥에 설령 빠졌을지라도 허우적허우적 헤엄쳐 나와 버젓이 탕국을 마시며 음복을 한다.
오늘,
할아버지 첫째부인, 즉 첫째 할머니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종일 부침개를 굽고 나물을 무치고 탕국을 앉히고, 떡을 해다 나르면서.
아들에게는 내 이렇게 유언하리라.
"나 죽으면 화장 하그라, 평생의 소원을 재가 되어 이루려하니, 훨훨 한줌 남겨 놓지도 말고 깡그리 산천에 뿌리거라. 그리고 제삿날이 되면, 나 이 지상계를 떠나 영계에 새로 태어난 날이니, 이쁜 케익이나 하나 사서 불 밝혀주렴. 그럼 내가 영계에서 빛나는 도를 닦아 너희들 앞에서 그 촛불을 꺼 보이겠다.
"후우욱~~~흐흐흐흐"
무섭지?
상순
부모님을 모시고 사니 제사가 여간 아니다
많이 들은 날은 아침에는 아버님 생신상을 보고, 돌아서서
제수 음식을 장만할 때도 있었다
음력이 똑 같은 날이니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벗어 날 수
없는 노릇이다.
음력 사월에는 초하루날부터 제사가 들기 시작하여
그 달에는 세번의 제사가 있고, 그 중 하나는 인천까지
원정을 가는 제사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조상 섬기는 것이 유별났던 우리 민족은
자자손손 조상 제사 잘 모시어 잘못 된 일은 없었느니..함씨롱
아직도 며느리에게 자식에게 제사를 정성스럽게 모시길
은연중에 강요를 한다.
그리고 심심찮게 복권 당첨된 이가 나와서 당첨소감을 한 마디
해 보라고 할라치면, 예의 그가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사,오대 봉제사를 정성껏 지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조상을 제사로 잘 받들어 모시면, 후손이 잘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내 예전에 어데서 배운바로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몸 즉, 육체 말고도
영혼이 있어, 한 사람에게 이른바 영계의 영태가 몇 명이나 맴돌고 있단다.
원론적인 부활이니 뭐니 나는 이런거 잘 모른다.
영계에서도 다른 차원으로의 단계이동을 위해서 끊임없이 영혼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 그 영적 존재로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실제 몸을 가진 사람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 육신의 영에
도움을 주어 그가 선하고 착한 일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뭐 영계의 이야기야 내가 보지도 못했고, 들은 풍월이니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찬찬히 들어보면 영 틀린 말은 아닐성 싶다
아직도 노인들은 젯밥 지을 쌀을 떠놓고 젯상을 차려 잔을 치고는 나중에 묏밥을 지으러 갈라면, 그 위의 쌀의 모양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그 전설같은 이야기 중에 하나는 새발자욱으로 오는 조상의 흔적이다.
가장 많이 봤다는 일설이 있으니, 쌀 표면에 새발자욱이 똑,똑 찍혀 있어서 아이구..벌써 할아버지가 일차 오셨구나..하면서 더욱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정성스레 제사를 지낸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런 이야기 들으면 설마...새발자욱으로 오셨겠는가..다 지어낸 이야기 아닌가 하고 웃고 말지만, 그 이야기 들을 때는 뒷골이 송연한게 식은땀과 소름이 오소소 듣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우리집에도 예외는 아니여서 꼭, 자정을 알리는 땡 소리가 나면 묏밥이 들어가는데, 어린 아들놈은 아주 유치원 다닐 때부터 그게 불만이다.
제 아바이가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 밤에는 제사를 지내야하니 낮에 한 숨 자 놓구라...하고 은근히 일러두어도 놀다보면 저녁이고, 어릿대다보면 한 숨 잘 기회를 놓치고, 또 염두에 두어 대낮에 이불을 덮고 누웠어도 잠은 커녕 눈알이 말똥말똥 말똥 굴러가는 소리가 데굴데굴 날 정도이니 열한시 조금 넘기면 눈이 거물거물 감기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러다 살짝, 아주 살짝 잠이 들면 시간은 금방 흘러버려 자정이 되기 오분전이면 아이라고 사정 볼거 없이 야멸차게 깨워대니, 세상에서 젤 무거운 눈꺼풀의 위력을 우리 아들놈은 일찌감치 체험을 하고 산 셈이다.
이제 육학년이 되어 그런 것을 조절할 능력이 생겻으니, 사람이란 봐주고 무르게 키우면 한 없이 제 처지에 안주할 궁리밖에 아니 하는지만, 유치원부터 그렇게 조상님 제사만큼은 하늘이 무너져도 일어나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훈련 받은 아이는 이제 제가 제 상태를 조절을 한다.
나 역시.
일년에 명절제사까지 합해서 10번의 제사를 지내자면, 주뎅이가 따금씩 댓발이나 빠져나오는데, 그것도 세월의 훈련 앞에 단련이 되었는가, 이젠 탕국솥에 설령 빠졌을지라도 허우적허우적 헤엄쳐 나와 버젓이 탕국을 마시며 음복을 한다.
오늘,
할아버지 첫째부인, 즉 첫째 할머니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종일 부침개를 굽고 나물을 무치고 탕국을 앉히고, 떡을 해다 나르면서.
아들에게는 내 이렇게 유언하리라.
"나 죽으면 화장 하그라, 평생의 소원을 재가 되어 이루려하니, 훨훨 한줌 남겨 놓지도 말고 깡그리 산천에 뿌리거라. 그리고 제삿날이 되면, 나 이 지상계를 떠나 영계에 새로 태어난 날이니, 이쁜 케익이나 하나 사서 불 밝혀주렴. 그럼 내가 영계에서 빛나는 도를 닦아 너희들 앞에서 그 촛불을 꺼 보이겠다.
"후우욱~~~흐흐흐흐"
무섭지?
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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