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살다보니 이런날도 있구먼.

황금횃대 2004. 4. 12. 17:37
섣달 그믐이 지나면 바로 신정 새해 초하룻날이 된다
여직껏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한 것들을 마지막에 점검해 보면
흐지부지 되버린것들이 더 많기에 올해는 뭐 새로운 결심도 없다

그믐날 오후에 우린 새해에 대한 아무런 기대도 없었기에
선뜻 동생네 식구들이 제안한 무주리조트행에 몸을 실었다
아이들과 나 이렇게 세식구가 고서방의 환한 허락하에
낼 아침 해가 새로뜰 것인가는 고민도 없이 무주로 향했다

오후에 도착하여 동행한 올케친구 식구들이랑 12명의
일행이 콘도에 들어 옷가방을 때기나발 치고는 바로 삼겹살
파티를 하엿다
점심을 시원찮게 먹고 온 아이들과 어른들이 우리집에서 가져간
배추속으로 쌈을 싸 먹는데 구워내기가 바빴다
방바닥에 퍼질고 앉아 삼겹살에 김치를 구워먹고는
노래방 가서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어른들은 탁구를 쳤다

감기가 제대로 낫지 않아 감기약을 먹었더니 약이 독하였던가
자꾸 눈이 감기는게 자부러진다
아이들은 만파장 떠들고 다니며 고함을 질러대도 방에 들어와
이불을 끌어 덮으니 고만 잠이 든다 비몽사몽 중에 보신각
종소리를 듣는다 새해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우린 무주리조트로 향했다
올케가 미리 예약한 장비를 허름한 여관방에서 갖추고는
스키장으로 올라가는데 조선의 차들은 몽땅 거기에 모인 듯
길목이 막혀 한참을 기다려야햇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대충 사람이 두엇 탓으면 입장료를 받고 바글바글 탓으면
고만 통과였다

스키장 초보코스에 가서 강사한테 스키기초를 배운다
나는 어린 조카를 보느라고 아예 신청을 안했는데
점심먹고는 스키부츠 신고 다니던 올케가 덧정없다면서
벗더니 다시는 안 한단다. 다음에 한다고
조카놈은 이제 제 에미 손에 넘기고 올케가 벗어 놓은
부츠를 신고 이번엔 내가 도전을 했다
두어시간 넘어지고 딩굴고 낑낑거리다 요령이 늘어감에
자꾸 높은 곳으로 올라가 속도 조절도 하고 멈추는 요령도
익혀나간다

마흔 넘어도 배울 것이 있나니...스키를 배우고 손가락은
하도 폴대를 잡느라 용을 써서 구부리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지만
스키타는 일은 너무 재미있다.

흠...
무주는 여기서 버스타고 가면 한시간정도이니...마음만 먹으면
자주 갈 것도 같은데...ㅎㅎㅎㅎ



이러다 티비에 스키선수로 나오는거 아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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