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즐거운 충북 영동군 황간면 마산리 387번지 대추나무집에 아침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뭔 난리인가 하면 울 시어머님 이야기다.
울 어머님은 전형적인 옛날 할머니시다.
아직가지 어머님 앞으로 된 통장이 하나 없고, 꿍쳐돈 돈도 없어 지금도 돈 필요한 일이 있으면 아버님께 얼마 주세요 해서 타서 쓰신다.
그 돈으로 뭐 어머님 필요한신걸 사시냐하믄 그것도 아니고 작은 반찬거릴 사시거나 약값으로 쓰신다
아버님은 지금 여든둘이신데 개인택시 운전을 하신다
울 고스방은 영업용을 하니까 기실 우리가 아버님한테 빌붙어 사는 꼴이다
몇십만원의 세금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부조금등 큰 돈은 아버님이 다 지출을 하신다.
우린 그저 반찬값이나 대고 아이들 교육비나 대고 그런다
그런 어머님이 아버님한테는 얼마나 잘 하시는지...조금만 입맛이 없어하면 어머님은 죽을 끓이시네 잔치국수를 장만하시네 땀을 뻘뻘 흘리는데, 그런거 나한테 이야기 하면 내가 해 드릴텐데 못 미더우신가 꼭 당신손으로 장만을 하시고 지지고 볶고 하신다.
근데 나는 그것이 가끔 불만이다. 알아서 해 주시는 건 좋으나 그거 일 거들지 않고 앉았다고 내가 편한 것은 또 아니다
그냥 하지는 못하면서도 어머님이 부엌에 계시면 괜히 부아가 솟아오른다.
처음에는 그것이 엄청 스트레스였는데 이젠 고만 포기하고 뭐 당신 손수 하실 수 있을 때까지는 하시라고 냅둔다
그렇게 아버님께서 지극정성이신 어머님이 오늘 아버님 때문에 화가 딥다 많이 나셨다
화가 난 이유인즉슨.
한달 전 부터 명치끝이 아파서 병원에 가셨는데 동네 병원에서 약 드셔보시고 그래도 불편하면 큰 병원에 가셔서 내시경을 해 보세요 했는데, 그 약을 먹고도 증세가 전혀 호전이 되지 않아서 어머님은 어젯밤 아버님께 말씀을 하신 모양이다
저녁도 굶으시고 아버님께 내일은 병원가서 내시경 좀 해야겠다고. 아침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 무심한 남편, 우리 아버님께서는 고만 그걸 까마득히 잊고는 그냥 일을 나가신게다
내시경을 할라고 마음을 먹은지라 어머님은 아침까지 굶으셨는데 나한테는 한 마디 말씀도 안 하셨다.
그래서 나는 어머님이 왜 아침을 안드셨는가...청소하고 입맛에 맞게 김치갱시기라도 끓여 드릴까 하고 있는데 마침 고스방이 집에 들어왔다
어머님, 바깥에 차를 대 놓는 아들 고스방에게,
"야이, 니 아버지 머하시노?"
"주차장에 차 대놓고 계시는데요"
"뭐시라? 내가 어젯밤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건만 거기서 바락고 앉았단 말이지 에이 인정머리없는 잉간같으니라고!"
남편과 나는 어머님 말씀에 깜짝 놀래서
'아이고 뭘 하시기로 했는데요 어머님"
"내가 아파서 병원 좀 가자고 그만큼 알아듣게 이야기 했으면 아침도 안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들어올 생각도 안하잖아 에이, 그 돈 벌어 다 뭣에 쓸라능고'
어머님은 분기탱천, 어떻게 그 분노를 표출해야 될지를 모를 지경이였다
얼른 아버님께 전화를 해서
"아버님 오늘 어머님하고 병원 가시기로 하셨어요?"
"응 지금가야하나?"
"지금 어머님 어젯밤부터 식사도 안하시고 기다리신다고 하시는데"
"밥 안 먹고 하는거여?"
참 무심한 아버님이시다.
그렇게 어렵게 이야기를 하셨으면 좀 귀에 새겨놓으시지
바로 차를 가지고 아버님이 들어오시고 나는 후다닥 얼굴에 물만 찍어바르고 김천 병원으로 갔다
진료를 하고 아무 이상이 없는데 혈압이 조절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의사가 이야기 하고 약을 받아서 그제서야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갔으니
갈비탕을 시켜놓고 맛있게 드신다.
식사를 다 하시고 난 뒤 나는 또 잽싸게 커피까지 빼다 드린다.
누가 말했던가..곰탱이 마누라보다 여수(우)마누래가 낫다고
어디 여편네만 그렇던가. 남편도 곰탱이 스방보다는 여수 스방이 낫다
아들은 아바이 하는거 보고 배우는데, 울 고스방 아버님 무심함을 닮아 나한테 그리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는 뭐 그래도 영 곰과는 아니니까 ㅎㅎㅎㅎ
조금만 아파도 아파 죽겠다고 엄살을 떤다.
그러면 고서방 왈,
"이 여편네는 나만 보면 아파 죽겠디야..."
헤헤 이제 알았쓰? 내가 뭐 엄살 떨 곳이 니 말고 어디 있것냐
상순
뭔 난리인가 하면 울 시어머님 이야기다.
울 어머님은 전형적인 옛날 할머니시다.
아직가지 어머님 앞으로 된 통장이 하나 없고, 꿍쳐돈 돈도 없어 지금도 돈 필요한 일이 있으면 아버님께 얼마 주세요 해서 타서 쓰신다.
그 돈으로 뭐 어머님 필요한신걸 사시냐하믄 그것도 아니고 작은 반찬거릴 사시거나 약값으로 쓰신다
아버님은 지금 여든둘이신데 개인택시 운전을 하신다
울 고스방은 영업용을 하니까 기실 우리가 아버님한테 빌붙어 사는 꼴이다
몇십만원의 세금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부조금등 큰 돈은 아버님이 다 지출을 하신다.
우린 그저 반찬값이나 대고 아이들 교육비나 대고 그런다
그런 어머님이 아버님한테는 얼마나 잘 하시는지...조금만 입맛이 없어하면 어머님은 죽을 끓이시네 잔치국수를 장만하시네 땀을 뻘뻘 흘리는데, 그런거 나한테 이야기 하면 내가 해 드릴텐데 못 미더우신가 꼭 당신손으로 장만을 하시고 지지고 볶고 하신다.
근데 나는 그것이 가끔 불만이다. 알아서 해 주시는 건 좋으나 그거 일 거들지 않고 앉았다고 내가 편한 것은 또 아니다
그냥 하지는 못하면서도 어머님이 부엌에 계시면 괜히 부아가 솟아오른다.
처음에는 그것이 엄청 스트레스였는데 이젠 고만 포기하고 뭐 당신 손수 하실 수 있을 때까지는 하시라고 냅둔다
그렇게 아버님께서 지극정성이신 어머님이 오늘 아버님 때문에 화가 딥다 많이 나셨다
화가 난 이유인즉슨.
한달 전 부터 명치끝이 아파서 병원에 가셨는데 동네 병원에서 약 드셔보시고 그래도 불편하면 큰 병원에 가셔서 내시경을 해 보세요 했는데, 그 약을 먹고도 증세가 전혀 호전이 되지 않아서 어머님은 어젯밤 아버님께 말씀을 하신 모양이다
저녁도 굶으시고 아버님께 내일은 병원가서 내시경 좀 해야겠다고. 아침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 무심한 남편, 우리 아버님께서는 고만 그걸 까마득히 잊고는 그냥 일을 나가신게다
내시경을 할라고 마음을 먹은지라 어머님은 아침까지 굶으셨는데 나한테는 한 마디 말씀도 안 하셨다.
그래서 나는 어머님이 왜 아침을 안드셨는가...청소하고 입맛에 맞게 김치갱시기라도 끓여 드릴까 하고 있는데 마침 고스방이 집에 들어왔다
어머님, 바깥에 차를 대 놓는 아들 고스방에게,
"야이, 니 아버지 머하시노?"
"주차장에 차 대놓고 계시는데요"
"뭐시라? 내가 어젯밤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건만 거기서 바락고 앉았단 말이지 에이 인정머리없는 잉간같으니라고!"
남편과 나는 어머님 말씀에 깜짝 놀래서
'아이고 뭘 하시기로 했는데요 어머님"
"내가 아파서 병원 좀 가자고 그만큼 알아듣게 이야기 했으면 아침도 안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들어올 생각도 안하잖아 에이, 그 돈 벌어 다 뭣에 쓸라능고'
어머님은 분기탱천, 어떻게 그 분노를 표출해야 될지를 모를 지경이였다
얼른 아버님께 전화를 해서
"아버님 오늘 어머님하고 병원 가시기로 하셨어요?"
"응 지금가야하나?"
"지금 어머님 어젯밤부터 식사도 안하시고 기다리신다고 하시는데"
"밥 안 먹고 하는거여?"
참 무심한 아버님이시다.
그렇게 어렵게 이야기를 하셨으면 좀 귀에 새겨놓으시지
바로 차를 가지고 아버님이 들어오시고 나는 후다닥 얼굴에 물만 찍어바르고 김천 병원으로 갔다
진료를 하고 아무 이상이 없는데 혈압이 조절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의사가 이야기 하고 약을 받아서 그제서야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갔으니
갈비탕을 시켜놓고 맛있게 드신다.
식사를 다 하시고 난 뒤 나는 또 잽싸게 커피까지 빼다 드린다.
누가 말했던가..곰탱이 마누라보다 여수(우)마누래가 낫다고
어디 여편네만 그렇던가. 남편도 곰탱이 스방보다는 여수 스방이 낫다
아들은 아바이 하는거 보고 배우는데, 울 고스방 아버님 무심함을 닮아 나한테 그리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는 뭐 그래도 영 곰과는 아니니까 ㅎㅎㅎㅎ
조금만 아파도 아파 죽겠다고 엄살을 떤다.
그러면 고서방 왈,
"이 여편네는 나만 보면 아파 죽겠디야..."
헤헤 이제 알았쓰? 내가 뭐 엄살 떨 곳이 니 말고 어디 있것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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