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겨울 볕도 잘 들면 이뿌지

황금횃대 2006. 2. 12. 12:24

 


바람은 쌀랑쌀랑 불어도 책상 우에 도착하는 볕은 따뜻하기 그지없다

<따뜻하기 그지없다>가 <덥다>의 경계 안쪽임을 누구라도 알리라.

 

뭔 바람이 불었는지 털실로 조끼 뜨기를 한다.

아니 뭔 바람이 아니고 질투다

세 밑, 꽃집 아지매가 스웨터를 뜬다고 저 색깔로 코를 잡아 밑단  뜨는 걸 옆에서 봤는데

불같은 질투심이 일어서 나도 설만 쇠고 나면 조끼를 떠야지..혼자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기까지 하였다.

 

저녁마다 의자에 앉아 리모컨 돌리기 씨름하는 고스방 다리 사이에 앉아 뜨게질을 하면

못난 서방은 뜨게질에 질투를 느껴 집어 던지라고 나를 쥐어박는다

질투는 질투를 낳고...

 

다 짜서 마무리하고 입어 보는 날..

국토의 중간 어디쯤에서 날 만나 차 한 잔 하실분 안 계신지...ㅎㅎㅎ

 

 

예쁜예쁜 그 볕 아래에는 뭘 놓아도 뽀대난다.

적자에 땜방에 계획없는 살림의 지출이라도 나란히나란히 적어서 볕아래 두면

구멍난 살림이 뽀샤시버젼으로  일어난다.

 

상추 1,130원

양파 1,800원

요구르트 2,400원

우유 1,650원

목살 17,770원

옥수수캔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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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계 27,950원

 

 

이렇게 계란판에다 초컬릿을 박을 수 있는 날은 더 기분이 좋다

넘의 땅의 국적없는 기념일이래도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먹을 수있으니 좀 좋은가

맨날 양념내 나는 목록에서  달콤하고 반짝이는 것들을 채울 수 있는 기회

가계부에다 깨알깨알 이것도 써 놓는다

 

낱알 초컬릿 8,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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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계 8,600원

 

 

 

그라고 보름인데 다들 찰밥은 드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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