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말은 모심기 하고 며칠 뒤에 모가 삭아서 빠진 곳을 다시 뗌방해 주는 일을 말합니다
여기 충청도 황간땅에는 모 머드리기라고 말하지요
고스방, 논에 가보면 여기저기 뻐꿈한 논을 치어다보며 혀만 끌끌차고
언제 손 보태서 저거 마무리 해 줄 일군들 오나 눈빠지게 기다려도 농사지은 쌀 받아 먹는 거만 알지 어데 그런거 거들어 주러 오는 사람이 있간?
만만한기 홍어좆이라고 맨날 날보고 모 머드리야 제초제도 뿌리고, 비료도 할낀데 하면서 괜히 눈짓입니다
나도 손가락 아프고 요새는 허리도 아퍼서 죽것단 말이여. 날 채리보고 이야기 하지마 몇번을 용을 쓰며 이야기해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그렇게 뻗대기를 십여일..할 수 없이 오늘 새벽에는 논으로 나갑니다
장단지까지만 오는 땡강바지를 입고 새벽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논으로 갑니다. 어허 5시쯤 되니 먼동은 벌써 튼지 오래고 말갛게 비치는 논물이 명경지수입니다.
들쑤시고 댕길때야 논바닥에 무엇이 사는지 뵈이지도 않는데, 저렇게 첫새벽을 맞이하는 논물은 고요 그 자체입니다
자그마한 달팽이 새끼하며 개구리밥이 이제 겨우 모양만 갖춰 서캐만하게 자리잡고 가끔 거머리도 보이고 소금쟁이 새끼들도 그 작은 발가락을 물 위에 얹어 물에 빠지지 않는 연습들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 논에는 올미라는 잡초가 끈질기게 나서 몇번을 그거 때려 잡으려서 농약을 쳤지만 해마다 실패했습니다. 한 해 언젠가는 논을 썰어 놨는데(로타리 친다 함) 올미뿌리가 동그란 모양으로 얼마나 떠 다니는지, 자루를 가지고 한나절 주으니 반말은 넘게 나와서 그걸로 동서네 친정에서 올미묵을 해가지고 와서 꺼무죽죽한 올미묵을 다 해먹었습니다.
그거, 요새 대통령도 먹기 힘든 음식입니다
올미 씨가 동그란 달룽게(달래) 뿌리같이 생겼는데 껍데기는 새까맣고 안은 하얀 전분이 들어 있어요.
올해도 역시나 올미가 싹을 틔워 논바닥에 불가사리새끼처럼 이파리를 딱 바라지게해서 들어부은 듯 나기 시작합니다
남겨놓은 모판에 모를 떼어서 흙을 설렁설렁 씻어냅니다.
며칠 되지 않았는데 모는 벌써 흙을 한웅큼씩이나 움켜쥐고 제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모 끝이 바깥에 나와 있는것은 좀처럼 삭지 않는데, 모대가리가 물에 잠기면 영락없이 물 속에서 삭아 유령처럼 흔들립니다. 흙 속으로 쑤셔박아 넣고 새 모를 꼬옥 찔러 넣습니다. 너무 깊이도 말고 너무 얕게도 말고...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세월이 알지요.
첨에 모 머드리러 갔을 때 참말로 가관이였습니다.
빨리 하고 가려고 모를 잡아 떼서 심었는데 허참, 뿌리는 안떼고 푸른 대궁만 떼서 심어 놨더니 시동생이 뒤따라 오면서
"저어기 형수님, 이렇게 심으면 안데는뎁쇼. 뿌리가 없어서 둥둥 다 뜨잖유"
"헥!"
그것도 십년넘게 하니까 잘해요 한 번 힘줘서 떼면 뿌리까지 자르르 떼져서 넷, 아니면 다섯개의 모가 손에 잡해지요
첨에는 맨손으로 해도 제대로 못 했는데 요새는 시뻘건 고무장갑끼고도 잘 해요.
세상에 열심히, 자주 해보는데 당할 장사는 없습니다
모 심어 놓은 것도 밟지 않고 푹푹 무릎까지 빠지는 무논을 하루 종일 게걸음으로 휘젓고 다니면서 모를 떼우리고 나면 세상에 허리는 둘러빠지는 것 같고 등때기는 화닥화닥 합니다.
그래도 뭘...빵 하나 사주면 그걸로 새참 묵고, 참 들판 논둑에 걸터 앉아 시커먼 손 대충 논물에 헹구고 사이다하고 팥빵 먹으면 맛이 죽이조요
새참 먹을 때면 바람도 설렁설렁 불어오고, 금방 꾸정물 일궈놔도 좀 있으면 사르르 가라앉아 구름도 비춰주고 해님도 비춰주는 논물에 파란 모들이 흔들리는거 보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습니다.
글치만 육신 아픈거야 우찌 말로 다 못하고...
오늘 부지런히 모 떼왔으니 추수 할 때 나락말고 쌀로 한 세가마니쯤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히히.. 쌀 세가마니 나올려면 나락은 여섯가마니 나와야한데..욕심도 많어라.
휴...이제 나락농사는 반 지은거나 진배없어요.
여기 충청도 황간땅에는 모 머드리기라고 말하지요
고스방, 논에 가보면 여기저기 뻐꿈한 논을 치어다보며 혀만 끌끌차고
언제 손 보태서 저거 마무리 해 줄 일군들 오나 눈빠지게 기다려도 농사지은 쌀 받아 먹는 거만 알지 어데 그런거 거들어 주러 오는 사람이 있간?
만만한기 홍어좆이라고 맨날 날보고 모 머드리야 제초제도 뿌리고, 비료도 할낀데 하면서 괜히 눈짓입니다
나도 손가락 아프고 요새는 허리도 아퍼서 죽것단 말이여. 날 채리보고 이야기 하지마 몇번을 용을 쓰며 이야기해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그렇게 뻗대기를 십여일..할 수 없이 오늘 새벽에는 논으로 나갑니다
장단지까지만 오는 땡강바지를 입고 새벽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논으로 갑니다. 어허 5시쯤 되니 먼동은 벌써 튼지 오래고 말갛게 비치는 논물이 명경지수입니다.
들쑤시고 댕길때야 논바닥에 무엇이 사는지 뵈이지도 않는데, 저렇게 첫새벽을 맞이하는 논물은 고요 그 자체입니다
자그마한 달팽이 새끼하며 개구리밥이 이제 겨우 모양만 갖춰 서캐만하게 자리잡고 가끔 거머리도 보이고 소금쟁이 새끼들도 그 작은 발가락을 물 위에 얹어 물에 빠지지 않는 연습들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 논에는 올미라는 잡초가 끈질기게 나서 몇번을 그거 때려 잡으려서 농약을 쳤지만 해마다 실패했습니다. 한 해 언젠가는 논을 썰어 놨는데(로타리 친다 함) 올미뿌리가 동그란 모양으로 얼마나 떠 다니는지, 자루를 가지고 한나절 주으니 반말은 넘게 나와서 그걸로 동서네 친정에서 올미묵을 해가지고 와서 꺼무죽죽한 올미묵을 다 해먹었습니다.
그거, 요새 대통령도 먹기 힘든 음식입니다
올미 씨가 동그란 달룽게(달래) 뿌리같이 생겼는데 껍데기는 새까맣고 안은 하얀 전분이 들어 있어요.
올해도 역시나 올미가 싹을 틔워 논바닥에 불가사리새끼처럼 이파리를 딱 바라지게해서 들어부은 듯 나기 시작합니다
남겨놓은 모판에 모를 떼어서 흙을 설렁설렁 씻어냅니다.
며칠 되지 않았는데 모는 벌써 흙을 한웅큼씩이나 움켜쥐고 제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모 끝이 바깥에 나와 있는것은 좀처럼 삭지 않는데, 모대가리가 물에 잠기면 영락없이 물 속에서 삭아 유령처럼 흔들립니다. 흙 속으로 쑤셔박아 넣고 새 모를 꼬옥 찔러 넣습니다. 너무 깊이도 말고 너무 얕게도 말고...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세월이 알지요.
첨에 모 머드리러 갔을 때 참말로 가관이였습니다.
빨리 하고 가려고 모를 잡아 떼서 심었는데 허참, 뿌리는 안떼고 푸른 대궁만 떼서 심어 놨더니 시동생이 뒤따라 오면서
"저어기 형수님, 이렇게 심으면 안데는뎁쇼. 뿌리가 없어서 둥둥 다 뜨잖유"
"헥!"
그것도 십년넘게 하니까 잘해요 한 번 힘줘서 떼면 뿌리까지 자르르 떼져서 넷, 아니면 다섯개의 모가 손에 잡해지요
첨에는 맨손으로 해도 제대로 못 했는데 요새는 시뻘건 고무장갑끼고도 잘 해요.
세상에 열심히, 자주 해보는데 당할 장사는 없습니다
모 심어 놓은 것도 밟지 않고 푹푹 무릎까지 빠지는 무논을 하루 종일 게걸음으로 휘젓고 다니면서 모를 떼우리고 나면 세상에 허리는 둘러빠지는 것 같고 등때기는 화닥화닥 합니다.
그래도 뭘...빵 하나 사주면 그걸로 새참 묵고, 참 들판 논둑에 걸터 앉아 시커먼 손 대충 논물에 헹구고 사이다하고 팥빵 먹으면 맛이 죽이조요
새참 먹을 때면 바람도 설렁설렁 불어오고, 금방 꾸정물 일궈놔도 좀 있으면 사르르 가라앉아 구름도 비춰주고 해님도 비춰주는 논물에 파란 모들이 흔들리는거 보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습니다.
글치만 육신 아픈거야 우찌 말로 다 못하고...
오늘 부지런히 모 떼왔으니 추수 할 때 나락말고 쌀로 한 세가마니쯤 더 나왔으면 좋겠네요 히히.. 쌀 세가마니 나올려면 나락은 여섯가마니 나와야한데..욕심도 많어라.
휴...이제 나락농사는 반 지은거나 진배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