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가 한 겨울에는 한단에 오천원씩 하더니 많이 내렸다
농협에는 단이 작은 대신 1,200원 하던데 오광식품 아지매는 단이 커서 2,000원을 받는다
그래도 파가 어찌나 파랗고 색깔이 이뿌던지.. 한 단을 풀어제껴서 그 자리에서 다 다듬었네.
냉동실에 두어달 안 먹고 얼려놓기만 한 오징어 몸통과 다리를 이렇게 해동시켜서 잘게 썬다
옛날 시 할머님께서 쓰시던 스뎅양푼은 닦으면 얼매든지 오래 쓸 수 있다. 우리집에는 이런 양푼이 세 개가 세트로 있다.
목포에 사시는 희야님이 고스방 빤쯔와 내 빤쯔를 선물로 보내면서 덤으로 밀가리를 한 박스나 보내셨다. 왕소금 집어 넣고 물 넣어서 몰그리하게 갠다. 오징어를 나중에 넣으면 그럴 일 없는데 먼저 넣은데다 밀가리 들어 부었더니 빙빙 돌려서 풀고 나니 기구에 오징어 살이 찡겼다.
손으로 빼내다가 밀가리가 튀어서 옷도 배리고 얼굴에도 몇 방울 밀가리가 튀었다. 아침에 달구새끼 모이 주면서 암탉이 낳은 달걀 세 개를 꺼내왔는데 싱싱할 때 먹는게 최고라 바로 이 반죽에 깨 넣는다.
치자물 얼려 놓은 것도 살짝 녹여서 부으면 부침개는 더 맛있게 보이지를. 시각적 효과라..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좀 달궈지면 파를 한 오큼 손에 쥐고는 파이파리에 밀가루 반죽을 살랑 살랑 묻혀서는 가지런히 놓는다.
사이사이에 밀가리 반죽과 오징어 살을 떠서 메꾸고 자근자근 국자로 눌러주면 부침개가 착 엥기는 맛이 있게 보기 좋다. 뒷면이 어지가히 익으면 뒤집기 전에 저 위에다 날계란 하나 깨어서 휘휘 저어 보기 좋게 붓는다.
자...다 구워졌으면 가위로 중간 부분을 썽둥썽둘 잘라 접시에 담는다.
너무 길면 씹어 삼키기 힘드니까. 그런 부침개는 유원지 가서나 먹구 집에서는 저렇게 한 토막 자른다. 초장도 곁들이고
포도주 한 잔 따뤄서 접시 옆에 붙여가는 쎈스!!
초장을 찍어서 입으로 가져 갈 때의 그 빛나는
속도감을 찍어보자면....ㅎㅎㅎ이렇게 빠르다. 뭐가 지나갔냐????
저걸 두 장씩 먹고 포도주 한 잔 하면 내 배가 요렇게 된다지. 헐... ㅡ,.ㅡ;;;
오늘은 오징어 파전을 눈으로 드셨습니다 그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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