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하루를 살아도

황금횃대 2006. 4. 4. 08:22

 

 

그냥 되든 안 되든 여기서 주끼며 사는게 젤 편한거라구 생각했다.

그래서 짧아도 내 생에 웃음으로, 혹은 슬픔으로 닿은 것들은 모래알만해도 쓰기로 했다.

다음이 망하지 않는 한 기록은 여기 남아 있겠지.

그런 의미로다가.

 

아침밥을 먹고 다른 식구들은 다아 자기 치장채리러 가고, 고스방과 나만 나란히 앉아 삶은 오징어 뒷다리를 초장에 찍어먹으며 나머지기를 처리하고 있는 중이였다.

먼저 젓가락을 놓은 고스방이 요쿠르트에 청국장 가루를 타 먹고는 무슨 이삔 마음이 생겼는지 먹고 난 자기 컵에다 내 것도 한 종지기 타 주면서.

 

"내가 생각해도 내가 좀 모질라는 것 같아"

"뭐가요?"

"이쁜 구석도 없는 여편네한테 이런걸 말라꼬 타서 갖다 바치나 몰러"
"내말이. 근데 여보 이 정도쯤의 세월을 살면 마누래 이쁜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살아야하는거 아닌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사는겨"
"아녀. 그건 아니지. 하루를 살아도 그러려니하곤 못살아. 이뻐야 살지 ㅎㅎ"

 

꿈에라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고스방.

그럼 여태 나하고 산 것은 이뻐서 살았단 말인데...으흐흐흐흐

믿어도 될까?

 

 

변산 바람꽃같이 이쁠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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