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했어요
비록 한달간의 알바이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제 처지에 이렇게 집 밖의 사무실에서 근무를 한달씩이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같지만서두요
일단은 집에서 축 쳐져 있지않고 생기발랄하게 발가락에 신발을 꿸 수 있다는게 너무 좋습니다.
한달 동안 제가 하는 일은 선거사무실의 회계담당 책임자.
책임자란 말이 어깨를 무겁게 하지만 뭐 결혼전 츠자적에 다 해본 솜씨 아니것어요
이번 선거에는 경비 정산을 선거비용관리프로그램에 의해서 처리를 하게 되어 있다네요
첨이라 다들 어리둥절하지만 물어물어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이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여서 조용합니다만, 이 땅의 선거 풍토라는게 수십번 겪어도 지자리곰배처럼 그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실태라...과연 어떠할까..하는 호기심도 있고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는 흔쾌히 하겠노라 승낙을 했지요.
이렇게 나가다가 아주 선거 전문가가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웃자는 이야기지요.
토요일인데 비님이 추적추적 오시네요
어제는 시할머님 기일이였어요
시고모님들이 한 분도 오시지 않으신다는 얘기를 듣고 아버님께서는 괜히 고추 다져 볶은 반찬에게 화풀이를 하십니다.
진지상을 받으시고는
"집에 칼이 안들어? 고추를 이렇게 밖에 썰어 놓들 못햇!"
어이구나..어머님이 옆에 계시다가 날벼락을 맞은 듯 화들짝 놀래십니다
"고추가 뭐 어떻타고 그랴., 내내 잘 먹던 고추를 가지고. 그게 숟갈로 덜어놔서 뭉쳐서 그렇지 제대로 보지도 않구 그러네"
어머님이 몇 말씀하시지 않으신데도 말씀의 뒷부분이 묘하게 힐책하는 톤으로 바뀝니다.
하루종일 제수음식 장만하느라고 동당거리고 다녔지, 또 오후에는 잠깐 회계처리 교육 받으러 영동까지 갔다왔지...참 바쁩니다.
그러고도 짬짬히 배 주문 받았지요, 컴퓨터했지요 ㅎㅎ
9시 넘어서 동서 들어왔기에 부엌 넘겨주고 지방 써서는 제사상 위에 붙여 놓고는 송장처럼 잤네요. 부산한 소리에 깨니 다들 가고 없습니다.
그렇게 자도 고스방 아무 소리 안 하는거 보면, 여편네가 낮에 얼마나 피곤하게 부침개 굽고 나물 했는지 사정을 짐작하는가 봐요
내일은 또 사촌 여동생이 늦게 시집간다네요
친정 작은아버지께서 내 결혼 하던해 돌아가셨세요
작은어머님과 고생해서 살았고, 또 제 바루 위에 언니가 연애결혼을 했는데 신랑이 외도를 하는 바람에 이혼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결혼을 안 하겠다고 버팅겼거등요.
지난 설명절에 대구 친정에 갔더니 그 사촌여동생이 신랑 될 사람을 델고 우리집이 큰집이라고 인사를 하러 왔어요. 꽃 피는 봄날에 결혼을 할거라면서.
친정은 참말로 사람들이 다 편한 사람이라. 남동생들도 그렇고 올케들도 그렇고
그냥 신랑될 사람과 술 한 잔하면서 장가가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울 큰동생이 청소기도 왕왕 돌리는 시범을 보이고 그랬어요. 얼마나 웃었던지. 평상시 청소기 잘 안 돌리거등요
신랑이 키가 좀 자그마해서 그렇지 눈도 이쁘고 웃는 입도 이쁘고 그렇습디다.
내일 가서 더 훤해진 신랑각시를 봐야겠어요
쌍춘년이라고...여기저기 결혼한다는 소식이 폭죽처럼 터지고 있습니다.
서울 잘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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