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토고전을 한다고 난리다
티비에서는 종일 붉은 머리띠와 티셔츠와 응원의 돼지멱따는 소리가 이어졌고
끄면 심심하고 틀면 시끄러운 소리에 짜증이 슬그머니 나는 그런 시간이였다
게다가 엠비시는 아홉시 뉴스마저도 응원전이 있는 광장에서 진행하느라
여자 목소리가 뉴스내용 전달을 위해 미간에 내천자를 그리며 큰소리로 이야기를하고 있다
2002년 때만하더라도 나라가 온통 그 물결에 휩싸인채 똥오줌을 못가리고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이번에는 독일이라는 이역천리 너머에서 하는데도 바로 동네 배꾸마당에서 하는 냥 정신이 없다
고스방도 아홉시가 조금 넘으니 들어와 목욕 재개하고는 곧 벌어질 경기를 응원한다고 쇼파에 몸을 구겨 넣고 있었다. 계속되는 응원 북소리에 내가 채널을 돌리는데 영환가 드라만가를 보여주는 채널이 있었다. 거기서 신이가 한지혜에게 하는 대사
"고만 들어가서 디비자라"
샤워를 하고 마악 자리에 앉던 고스방이 그 대사를 들었다
"저봐, 저기도 디비자라 하네.니는 내가 니한테 디비자라 하면 디기 화를 내지만 저봐라 일상적으로 쓰는 말 아이가. 여편네가 유별시럽게 말이야"
종일 월드컵 응원소리에 사알짝 짜증인 난 내가 어디 폭발할 구멍을 찾다가 드뎌 고스방 말 한마디에 퍼억 엎어졌다.
"알았어요. 그게 일상적 용어일것 같으면 나도 당신에게 일상적으로 써 먹을래"
"뭐? 됐어 여편네야"
"되긴 뭐가 됐어요. 이제 당신 쇼파에 누워 티비보다 잠들면, 여기서 디비자지 말고 방에 가서 디비자요"이럴거야
그랬더니 인상이 돌아간다. 아주 안 좋은 인상이다.
"듣기 좋지요?" 하고 내가 정색을 하고 말하니
"됐어."하고 잘라 말한다. 결국 듣기 안 좋다는 말이다.
저는 듣기 안 좋은 말을 왜 여편네한테는 그렇게 하는 것일까. 나도 그 말이 듣기 싫다고 누차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길 했는데.
쇄기를 박을 라고 한 마디 더 한다.
"분명히 말하는데, 당신이 나한테 그런말 쓰면 나도 똑같이 말할거야. 억양하나 안 틀리게 말할거야" 움찔한다.
그러고는 생각하니 응근히 부아가 치미는 것이다.
월드컵 선수들이 호명되고 두 줄로 두 팀의 선수들이 줄줄이 계단을 올라오는데 나는 쇼파에서 엥돌아져 돌아누워버렸다.
축구야 하던 말던 보지도 않고 귀도 닫아 버리고 잠을 청하니까
혼자서 축구를 보던 고서방. 도저히 혼자서는 그 초조한 기분을 감당을 못하겠는지..
"야, 못난이 자나?"하고 묻는다
"안 자욧!"하고 쏘아준다
"축구 같이 봐. 혼자 볼래니 영 마음의 갈피를 못 잡겠네 초조해서."
"끙"
ㅎㅎㅎㅎ
스방도 이렇게 고쳐가며 사는거다.
그러나 나쁜 습관은 고치기 힘든 것.
또 생각없이 <디비자나>하고 말할지 또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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