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지옥의 앞마당

황금횃대 2006. 6. 23. 20:55

아침, 딸아이가 씻으려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는 잠깐 오줌을 누러 같이 들어가서 변기통에 앉았는데

또 공부걱정을 한다

"괜찮아...걱정하지 말아. 공부 못해도 괘안아. 니가 건강한게 엄마는 훨씬 좋아 "

울려고 하기에 아이를 내 무릎에 앉힐려니 갑자기 아이가 스르르 무너진다

눈빛이 벌써 돌아가고 아이는 의식이 없다

 

내 목소리는 급한 물결을 타고

뛰어 온 아들에게 아빠에게 전화하라는 소리가 몇 번이나 헛나왔다

사혈침으로 아이 손끝을 찌르고

샤워하려고 옷을 다 벗고 늘어진 딸을 안고 방으로 와서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다

손은 아이와 전화기 위에서 허둥대고 몇 번이나 헛번호를 누르며 나는 울부짖는다

아이가 조금 뒤에 식은땀을 팥죽같이 흘리고 의식이 되돌아온다

 

지옥의 앞마당이 따로없다

 

병원 갔다 오다.

80-60

혈압이 조금 낮단다. 그래도 그렇게 까무라칠수가.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데도 나는 엄마라

종일 아이 뒤를 따라다닌다.

한번 웃어주면 세상 어디에도 그것보다 환한게 없다.

 

 

 

상민이 남자친구랑 수학여행가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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