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질투는 나으 곤조!

황금횃대 2006. 8. 3. 09:25

여편네 하나 있는걸 쪼뱅이네 곰탱이네 그러면서,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꼬, 여편네 없어도 잘만 살아갈끼라고 맨날 큰소리 떵,떵 치는 고스방.

내심, 저 말을 믿고 나는 육십갑자 내 띠가 돌아오면 촌년 핫바지 방귀 새듯 산꼴짝으로 쌧뿌리야지.. 하고 이빨을 응근히 꽉 다물어 보겠다?

"그래 이 없는 잇몸으로 한분 잘 살아보시짓!"하는 원한 서린 마음이 없지도 않는데.

 

이틀 전, 농협마트에 뭘 사러 갔다 오는길에 차 안에서 내 머리카락을 보더니 또 한 소릴 한다

 

"어이구, 니 머리 좀 봐라. 그게 어디 사람 머리냐 사자대가리지. 여편네가 말야 내 말을 듣고 옛날처럼 쌩머리로 카트치면 좋을낀데 말라꼬 돈 디리서 저렇게 뿍심이 사자대가리를 만들어서 댕기나 몰라."

조선 남자들의 공통된 선호 스타일 <긴쌩머리 청순가련형>에 멀어도 한 이백리나 멀어진 여편네의 머리모양을 보고 또 그런다. 그놈의 잔소리는 유행도 안 타는가 조사 하나 바뀌지 않고 맹 그 타령이다.

 

"당신 암만 그캐봐야 내 대가리 가지고 내 맘대로 하지 당신 말 안 듣네요. 여보, 희망을 버리세욤"

"하여튼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지 니 손해 보라고 내가 지끼는줄 아나?"

"그러기나 말기나 나는 뽀글뽀글 라면 머리로 뽂아댕길팅게 말 말아요"

"어이구. 저 꼴 보기 싫어 내가 저누무 여편네를 트럭에 태워 즈그집(친정)으로 보내삐리야지"

"보내기만 해봐요 얼씨구 좋다하고 다른데로 시집 갔뿌리지"

그 말을 듣는 순간 고스방 눈이 띠용@@~~~~ 돌아간다.

"뭣이라? 이 여편네 보래이. 아주 기댈렸다는듯이 시집간다네. 고물 다된 여편네를 누가 델꼬갈까"

"누가 델꼬가든 나 싫다고 친정으로 쫒아 보내는데 내가 말라꼬 미련을 두고 마른 눈물을 쥐어짤까 어림도 없네요. 어떤 놈이던 나 좋다하면 헤헤 웃으며 갈테야!" 했더니

 

눈꼬리 돌아가는건 말할 것도 없고 이누므 스방은 내가 그 자리에서 보따리 싸고 그 어떤눔한테 바로 자리를 옮기는 듯 입매까지 삐주룩히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더니 집까지 차를 몰고 들어와서는 마루에 비스듬히 누워 티비를 보고 있는 아들놈을 일으켜세워 하소연을 한다.

 

"야, 병조야 내말좀 들어봥 느그 엄마가 말야 내가 머리 빠마하지 말라 칸다고 딴놈한테 간단다. (저봐라 저봐라 내가 언제 간다캤나 자기가 트럭에 태워 쫒아낸다해놓구선) 느그 엄마가 저려. 매정한 여편네 같으니라고( 내 쪽으로 쳐다보며 이를 한번 갈아준다 뿌드득..)  느그들은 헛뻐라도 느그엄마 볼라고 생각하지 마라."

 

"갸들이 뭐 대구 올 줄 몰라서? 한참 안 보면 엄매~~하며 송아치처럼 울며 날 찾아 올낀데"

"흥! 가길 어딜가! 내가 역전에서서 지키고 표도 못 끊게 할낀데."

(고서방의 표정은 점입가경이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아들을 향해 윽박지른다)

"뭐 기차로 밖에 못 오나? 그래도 크면 엄마라고 다들 날 찾아 올게야. 당신의 수고가 물거품이 되서 어쩌지"하고 약을 빠작빠작 올리면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고스방은 약발을 제대로 받아서 얼굴이 시뻘개지며 여편네 여기 오기만해봐라 내가 다리몽뎅이를 뿌질리버릴게다..내가 아덜을 만나게 하나봐라 어쩌나저쩌나..혼자서 상상은 비약을 타고 일약 약진 중이다. 아들놈은 낄낄 웃고만 있다.

 

 

<어이구..나도 콧구멍이 두 갱께로 숨쉬고 살지..저렇게 막무가내로 질투를 하는 사람하고 여직껏 살아 온게 장하네 장해!>

 

 

그러나 참 신통방통한것은 내가 아무리 그런 소릴 해도 고서방은 홧김에라도 새 여편네 얻어 산다는 말은 안 한다. 내가 돌돌 잔머리  굴러가는 소릴 내며 아무리 부추겨도 고스방은 그런다.

 

"말이 씨 돼 여편네얏!"

 

신혼 초나 지금이나 나의 거취에 대해서는 지극히 고지식한 고스방.

죽을 때까지 저 질투심 때문에 여편네의 주특기  <더운 날 염장지르기>에 밥이 될 거이 뻔한 노릇인데.

 

싸나이 운자씨 곤조가 있지...한 번 품은 질투는 죽을 때까지 간다. 으흐흐흐

 

 

 

'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뿅아리-가희  (0) 2006.08.07
삼도봉  (0) 2006.08.07
어이구..  (0) 2006.07.31
햇님이 있는 풍경  (0) 2006.07.30
포도밭 그 사나이  (0) 200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