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 귀한 햇살이 오늘은 아침부터 무궁무진 쏟아진다.
느릅나무 잎사귀가 흔들릴 때마다 분분 산란하는 저 빛나는 햇볕!
작은 잎사귀가 아무리 겹쳐있어도 잎의 면적을 가두는 테두리는 낱낱 구별이 된다
비 올때야 어디 꿈이라도 꿔볼일이덩가
디카를 처음 선물 받았을 땐 뭣이든 찍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러나 이젠 그 열정도 식으라들고..ㅎㅎㅎ 집구석에 꽃이라도 많으면 이꽃저꽃 얼굴 들여다보는
재미로 카메라를 들이댄다고 하지만 우리집은 어딜 둘러봐도 나무뿐.
그라고 워낙이 사진으로 보여주는 습관보다 용을 써가며 주끼면서 설명하는 일이 더 익숙한지라.
창문 방충망에 빛과 그림자, 그리고 바람의 삼중주가 펼쳐진다
연주는 듣는 것이지만 이 아침 저들의 연주는 그저 무심히 부면서 마음 속에 환희를 찾아내면 된다.
바람이 강도높게 몰아칠 때는 느릅나무 가지와 잎들이 그에 부응하며 세차게 몸을 흔든다
잎사귀 우에 가만가만 와 닿던 빛들이 그들의 흔들림에 닿지도 못하고 튕겨나간다.
끊임없이 그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면 음악 못지않게 사람의 마음을 무아의 경지로 끌고간다.
어제는 청주에서 아는 언니가 아저씨랑 같이 와서 반야사 계곡으로 물한계곡으로 갔다왔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숲 사이를 뚫고 나온 볕이드는 바위에 앉아 살아가며 터득한 개똥철학을 손짓발짓
섞어가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고차원적인 철학이든 개똥철학이든 철학은 좋을 것이러라
조금만 걸어나가면 지천으로 들어찬 피서인파들로 눙깔이 어지럽지만, 이렇게 물 소리에 귀를 담그고
개똥철학에 마음을 담그고 보면 세상에 짜드라 욕심 낼것이 무엇 있으며 애닯아하며 이루어야 할 것이 그 무엇이단 말가.
내려 오는 길에 숲속의 집이란 식당에 들러, 넙부죽죽한 입을 다물고 메기매운탕으로 산화한 그 메기의 지긋이 눈감은 살신성인을 뜯어먹고 나면 누구 손 잡고 일어나야 할 만큼 뱃가죽은 탱탱 불어나는데.
기실, , 한 공기의 밥에 매운탕 국물 한 보시기면 만땅 채워질 육신임에도 사람들은 그 이상의 욕심을 위해 위험천만인 곳에도 스스럼없이 발을 담그고 있다. 나라고 뭐 별수 있간? ㅎㅎㅎ 나도 그러고 사는거지.
요새 고서방은 한 철 돈벌이하느라 너무 바뻐서
내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일에는 무심하다.
그래서 나는 좀 심심허기도 하고.
답글을 닫아 농께로 숨쉬기가 곤란허신게비여. 이왕 닫은 글은 나도 어쩌질 못하고 오늘부터는 열어놨당께요. 됐시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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