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낮 꿈

황금횃대 2004. 7. 15. 17:05
 낮 꿈





커다란 플라타나스 나무 아래 누워 위를 쳐다 보면 마치 주름 많은 치마에 겹겹의 레이스 속치마를 받쳐 입은 여인의 치마 폭 속에 들어 온 것 같어. 낱낱의 잎들이 사기질의 흰 웃음을 뿌려대며 현란한 몸짓으로 흔들릴 때 나는,
여인이 뿜어대는 향기에 어질머리가 일어 토할 것 같아. 빈 속에 채이는 향내를 감당 못하는 오장의 요동! 눈을 감아 보지만 현기증을 걷어 내기엔 치마 폭, 휘둘림이 너무 가파르다 헉, 헉.

나무 의자에 반듯이 누웠어도 머리 끝에서 발끝으로 찌릿찌릿 전달되는 요요(姚姚)한 저 몸 짓. 플라타나스 그늘, 벗어 날 수도 깰 수도 없는 낮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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