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만 올려놓고 고서방 없으면 내용 쓸라고 했는데
아침 일 하다봉께로 그냥저냥 시간이 다 갔어요
어제 아침에 병원 간다고 버스터미널에서 기댈리고 있는데
5호 개인택시 아자씨가 나를 보구는 이야기를 걸어요
"애기 아빠는 좀 어뗘?'
"기브스는 풀었는데 걷는기 영 마뜩찮은가 물리 치료 받으러 댕기예"
"그 성미에 좀 답따블긴데"
"왜 아니래요, 까깝시러버서 죽을라해요 그래도 어째요 괘안을 때까지 기다리봐야지요"
"큰일이네...글씨. 퍼뜩 나아서 일 해야할낀데.. 커피 한 잔 할래요?"
"아, 예..고맙습니다"
커피 한 잔 하고는 직행버스타고 대전 갔어요
왜 갔냐구요? 아까 말했잖여 병원 간다고.
어제도 이야기 했지만 무답시 생리도 아닌데 하혈이 있는기라요
놀랬지요. 사람이 피 보고 놀래지 않을 사람이 몇 있간디요?
제사 때문에 병원을 가지도 못하고 한 이틀 혼자 끙끙 앓고 있으니 죽을 맛이여
게다가 어머님은 그 때 그 사건(?)의 여파로 일체의 말씀을 안 하십니다 그려
아들인 고서방이 좀 싹싹허니 말을 붙이고
싸울 때 싸웠을지라도 변죽좋게 엄니 옆에 달라 붙어서 말을 걸면 나도 그냥
구랭이 담 타넘드키 커피 한 잔 낋이각고 낑기 앉아 이야기 하면 되는데
어이고,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주끼지도 않고 지내요
아직도 안방과 마루 사이에는 시베리아 한랭기단이 형성되어서
(학교 자모회 와서 글 쓰는데 잠시만요...학생이 컴 써야한데요 비컨티뉴~~)
(턴! 돌아 왔시유)
니 떡 니 묵고, 내 떡 내 묵고 이 식이라...언제쯤 북태평양 고기압이 늘어서줄지..
병원에서 진찰 받구는 약 타러 가는데 고스방이 띨렐레 전화를 했시유
멀쩡하니 진료 다 받구 나와나놓구선 이제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거짓말합니다.
퍼뜩 약 타가지고 용운동 양순딩 새임한테 갔어요
점심으로 낙지전골 먹고 고스방이 찍어 오라는 복권 두 장 찍고
변기 카바 사서 왔재요
약 먹어보고 한 번 더 병원을 오라구 하는데
혹시 거 뭐라나 갱년기 장애가 시작되는기 아닌가 하구 커억
아직은 그럴 나이가 아니라지만, 병이 뭐 나이따라 오는 것도 아니구
그카고 보이 나도 쪼매 우울하기도 한 것같구.
창문 밖 느릅나무 이파리들도 이제 낙엽으로 떨어지고
어쩌다 거미줄에 걸린 것들은 바람에 팔랑팔랑 맴돌며 정신없이 명랑한데
나는 내 인생의 가을을 어떤 줄에 매달아 놓구
저 나뭇잎처럼 팔랑팔랑 명랑해볼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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