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저 문디 헤프기도! 하마 목련이 몸,마음 마카다 조뿐 모양이네 이제 봄바람이 시치미 뚝 따고 벚꽃 꽃매아리에 앉아 고 입술을 희롱하고 있네 목련은 옥양목 하얀 적삼캉 처마끈 반쯤 풀린 채, 저녁 어스름 다가서는 어둠을 온몸띠로 밀어내고 서 있다. 후회 없이 주었을 텐데 참 허무한 눈빛이다 하기야 얼매나 춥고 사랑 고팠으면 그리 쉬 문을 열었겠는가? 긴 시간 눈물로 혼차 외로움 삭여 본 이는 짐작할 거라 그 괴욤 순간적이지만 추억의 작은 여름에 그리움을 키우며 또 한세상 살아가는 산수유,눈 노랗게 뜨고 어리벙벙 서 있는데 숫괴내기가 허기진 알라 울음소리로 스치듯 지나간다. 아매도 암고양이를 부르는 갑네 나도 봄 기운이 뻗치는가 근지러워 "잿가루 날릴지라도 딱 한 번 용암거치 뜨거워지이다" 중얼거렸더니 하루살이들 허무라도 삼켜보려고 불빛을 찾아찾아 헤맨다. 아이도 봄은 가로등에 앉아 벚꽃 봉오리들을 참 화근내 나게 달구고 있네. *여름:열매 *괴욤:사랑 詩.정 숙 시집<위기의 꽃>.문학수첩.2002.3 ============================================================ 풍경 1. 말이 필요없는 봄밤이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들었던가? 아님 웃음을 지었던가 조금 쓸쓸하기도 하였고, 조금 눈물이 나기도 했던가 매일이 넘쳐나서 모자란 봄밤이였다 풍경 2 저녁나절 터미널로 갔었다 신호대기중... 택시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 이제 마악 대학생활 시작한 여학생이리라, 꽃다운 츠자다 옆에는 어리벙벙 안경낀 순진한 그 또래의 남학생 새초롬히 팔짱을 끼고 연노랑 프릴 스웨터에 연노랑 주름치마를 입고 샐쭉 서있다 남학생이 뭐라면서 팔을 끄는데 아, 얼음짱같이 그 손을 털어내며 돌아서는 츠자의 토라짐. 어이, <토라짐>이란 말이 이쁘지 않는가? 나는 갑자기 슬퍼지는 것이다 개뿔이나 토라질 것도 없는 마흔의 깊은 가슴이..나는 여전히 택시 안에서 팔짱을 끼고 그들을 바라 보는데 울컥 가슴이 미어지는 것 자두꽃이 눈꽃처럼 희게 오신 봄날이다. 풍경 3. 개똥무데기 라일락이 몰핀향기를 내뿜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가만가만 전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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