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못 만듭니다.
공연히 마음이 바빠
시작된 섣달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섣달 한 달동안은 그냥
연하장 만들다가 다 보내지 싶습니다.
여러분께 연하장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12월을 대신하렵니다.
12월 달력 안 왔다고
내게는 아직 12월이 오지 않았다고 떼구지 쓰는 당신.
아무리 그래도 국물 없습니다 ㅎㅎ
달력 없단 말입니다.
울 아덜 병조가 내년이면 고1이 됩니다.
그래서 <수학의정석10-가>권이 필요하답니다.
울 딸 상민이는 무척 알뜰합니다.
엄마 지갑을 지켜주느라고 딸은 제 남자친구 회곤이의 여동생이 고2가 되는 것을 포착하고
그녀가 공부했던 <수학의정석 10-가>를 얻어 왔습니다.
그런데 내 아들도 아닌 회곤이가 이쁜 것이
딱딱한 수학정석 책을 갖다 주면서 젤 앞표지에다 깨알같은 글씨로
울 아덜놈 병조에게 고1이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를 편지로 써 보낸 것입니다.
그 편지의 전문을 공개합니다 두구두구둥~~
안녕! 병조야?
나 회곤이 형이야 ㅋㅋㅋ
음, 지난 번에 영동대에 우리 봤지? ㅋㅋㅋ
그건 그렇구 형 동생이 쓰던 정석이야. 깨끗해서,(밖은 좀 그렇지만)
볼만할거야
중학교 시험 다 끝났다구, 마음 놓지 말구! 고등학교 공부가 진짜 힘드니까.
뭐. 중학교 때 잘했으니까 잘할 수 있을거야! 원래 잘하자너.
뭐든지 열심히 하길 바라고, 고등학교 수학은 기본"이 중요하니까
첫단추인 '10-가' 완벽히 잡아먹어 버리드라고~
긴장 놓지말고 ㅋㅋㅋ("고등학교 공부 할만해, 너무 기죽지마")
초전부터 기를 잡아놨나?
계속하던만큼만 해! 1학년때는 널널하구, 재밌는 일도 많으니까!
그럼, 공부 열심히 하길 바라며-
정 회곤!
요렇게 이쁜 회곤이에게 울 딸이 내년 달력 일년치를 만들어 달랍니다
헐~
한달도 아니고 일년치를?
첨에는 이렇게 답을 했지만 속마음으로는 벌써 일년치의 그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달력 만들어서 코팅까지 해줘야지...아! 나는 벌써 이런 마음까지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참 어쩔 수 없습니다.
추위가 오기전에 애인에게 보낼 스웨터도 떠야하고, 딸래미 남자친구에게 건내줄
내년 달력도 만들어야하고 서방 옷도 다려야하고, 이불 호청도 시쳐야하는데
놀 껀수는 자꾸생기고....그래서
12월 달력은 고만 생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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