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이게 뭐 그저 되는줄 아나?

황금횃대 2004. 8. 12. 23:18
새마을 부녀회 활동을 하고는 자주 집을 나가는 외출이란게 잦아졌다
어머님께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여기서 움츠려들면 머..안 될거 같아서
그냥 행사마다 참석을 해서 되도록이면 빨리 돌아오려고 노력을 한다.

오늘은 농협 충북도지부에서 실시하는 농가주부피시경연대회를 나갔다
영동군의 대표로 두명이 나갔는데, 충북도내 각 군에서 두명씩의 선수들이
출전을 하였다
더러 작년에도 참가하여 이년째 이 대회를 치르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초짜
주부도 있다.
농협담당 대리아줌마가 그냥 가서 피시상식 좀 하고, 인터넷 검색 좀 하면된다고
꼬셔서 아무 준비없이 갔더랬다
얼래? 근데 그게 아니다
피시상식은 물론이거니와 워드프로세서에다 검색까지 세 종류의 시험을 치른다
피시상식은 대충 연필을 굴려 찍는다고 하지만, 문서작성은 오년전에 컴을
배우면서 비몽사몽 들은 것 뿐인데 어떡하나..하고 걱정이 딱 되었다

문제지가 돌려지고 그 잘 치던 타자도 마음이 떨려서인지 영타와 한타를 번갈아
치는 것이 여간 거북스럽지를 않다. 그래도 떨리는 마음으로 타자를 치고 곧 이어
내어준 수정할 부분을 지시한 문서를 받아 들었는데 옛날에는 전각기호 이런거 잘
찾았는데 시험지를 눈 앞에 두고 수정을 하자니 그게 어디 들었는지도 모르겠고
갑자기 앞이 막막해지는 것이다.(지금 생각하니 ㅁ 치고 한자 누르면 전각기호가 나오는데)
멀쩡하니 써 먹던 것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표 삽입이네 음영이네 테두리 선 변경등을 대충하고, 글자크기며 밑줄치기..뭐
이런거 아는대로 대충해서 냈다
나하고 같이간 아지매는 워드프로세서 자격증까지 땄다고 하니...좀 꿀리기도 하고.

나중에 인터넷 검색이 시작됐는데 이놈의 컴이 잘 뜨질 않는 것이다
시간은 자꾸가고 마음은 초조하고...그래도 창을 띄워놓고 열심히 검색을 했다
시험이 끝나고 답안지를 내고 나니..뭐 떨릴것도 자실것도 없는것을 그렇게
조급하게 마음을 졸였다.

나와서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해외연수 다녀온 농가주부의 체험이야기를 듣고
그 뒤에 발표가 났는데...짠.. 내가 일등이다.
처음 출전해서 일등이라니 믿기지가 않다
같이 출전한 아지매는 작년에 출전하여 입상 못한 한을 풀려고 왔는데 정작
처음 나온 나보다 못했으니..조금 서운 했으리라.

부상으로 hp컬러프린터기를 받았다..와우 안그래도 프린터 잉크도 떨어지고
프린터기도 자꾸 에러가 나서 못 쓰겠더만.

버스에서 내려 고서방 차에 그걸 싣고 오는데 투덜투덜한다.
현금으로 주지...하고 ㅎㅎㅎㅎ



이씨, 돈이든 프린터든...이게 뭐 그저 되는줄 아나?


ps:이렇게 상타가지고 와도 시엄니께서는 얼굴이 안 좋다. 저녁도 두 번이나 드시라고 했는데도
안 드신다. 대개 나는 두 번 이상 권하지 않는다. 못땟다는 소리 들어도 할 수 없다. 덕분에 나도 지금 저녁을 못 먹고 빵쪼가리에 우유 마시고 있다. 어흑. 서울 대회 나갈려면 한번 더 이런 일을 경험해야한다. 그러나 대개는 시간이 지나가면 뭐...개안아진다. 고부간의 영원히 엉킨 고리라 생각하면 쉽다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