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그것도 한번 넘어가자면,

황금횃대 2004. 8. 14. 07:47

조물주가 잘 생긴 초를 만들었지

조물주가 불 붙였더니

이 잘 생긴 초가 붉은 불꽃을 피워올리는거야.

조물주는

"됐다! 일일이 초마다 불 켜러 다닐거 없이 이놈으로 다른 초에도 붙이자.."했지

잘 생긴 초는 혼자서 너무나 밝은 불빛을 내며 탔단다.

다른 초가 왔어.

조물주는 잘 생긴 초를 다른 초의 심지에 갖다 대었지

아! 근데 이 믿었던 잘 생긴 초가

다른 초에 불을 붙이려니 가물가물 하는거야

조물주는 몰랐단다

아무리 잘 생긴 초라도

한 존재가 다른 한 존재로 이입될 땐 가물가물 한다는 것을.

그게 온전히 넘어 갈려면 제아무리 잘 나고 잘 타도 아프다는것을.

아! 정말로 몰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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