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호작질

봄님 오신다고

황금횃대 2007. 2. 12. 12:28

 

이번주 말이면 설날 전날에다 그 담날이 설이네요

새로나온 지폐로 새뱃돈 준비하셨는지요

이즈음 은행에 가면, 문 밖에서 할머니들이 불러요

왜 그러시냐고 다가가면 헌돈을 주시며 신권으로 좀 바꿔달라구해요

집으로 명절 쇠러 오는 손자들에게 빳빳하고 환한 새 돈으로 새뱃돈을 주고 싶은 이쁜 마음

때문이겠지요. 곱은 손에 들려진 할머니의 돈을 보자면...훗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어제 서울가서 양샘 면회는 못가고 집으로 왔어요

잠깐 국립박물관에 들러서 루브르특별전하는거 보고 왔구요

사람들이 얼마나 북적거리는지 그림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학교때 배운 화가도 있고 모리는 화가도 많습니다.

나는 명화라는 걸 볼 때마다 <프란다즈의 개>가 생각납니다

마지막 장면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그림은 그렇게 봐야 하는 것이라고 나는 뭔 ...뭔...이궁 요즘들어 어휘부족을 절실히 느낍니다

책을 보지 않아서 그런 줄 내 뻔하게 아는 일입니다.

맹 호작질하고 컴하고 빈둥거리느라 책을 안 읽습니다.

예전에 일기장 들춰보면 표현력이 괜찮았습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한 것들을 표현하는 단어쯤은

여사로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데 아는 것도 다 까묵고 어허..참말로 큰일났습니다.

 

저녁에 애들 들어왔기에 저런 이야기하면서 "나 오늘부터 책 열심히 읽을거야"했더니

울 딸래미 왈,

"흠..오늘부터 일찍 자겠다는 말이구만. 책만 들면 잠자는게 엄마 주특기 아닌가?"

에이씨, 이렇게 놀립니다. 그 말 떨어지자 무섭게 내가 책을 찾는데 도저 읽을 책이 없어요

아, 물런 안 읽은 책 수두룩하죠. 그러나 예전처럼 책마다 손이 쑥쑥 가지 않는겁니다.

이일을 으짜면 좋단 말입니까. 책장을 두리번 거리다가 내가

"마땅히 읽을 책이 없네..."하니 또 울 딸 왈,

"그게 다 책 읽기 싫은 핑게야 엄마. 병조하고 내가 옛날에 많이 써 먹은 수법 아니우"

 

할 말 이 없 습 니 다.  ㅡ.ㅡ;;;

 

 

 

 

 

'막걸리와 호작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  (0) 2007.02.21
일기  (0) 2007.02.12
아장아장 봄볕  (1) 2007.02.06
세월 歌  (0) 2007.02.01
2월  (0) 200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