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호작질

일기

황금횃대 2007. 2. 12. 22:56

 

 

사람이 끊이없이 밝아있기가 힘들다.

그러나 노력한다

내가 지닌 부피 밖에서 일어 나는 온갖 경우와 사례들에게

나는 끝까지 웃어 줄 것이다.

 

<느그들이 암만 그케봐라 내가 느그덜 미워하는가>

이런 배짱쯤 가지고 살아야지

오뉴월 여편네에게 필요한 것은 돈과 썬크림이 아니라

<우산과 배짱>이니라니라니라니라니라.

뭐 그게 오뉴월에만 필요하겠는가마는.

왜 우산이냐고?

ㅎㅎㅎ 비 오면 비 안 맞을라고.

 

 

아버님이 주무시다가 입이 마르면 물을 드시는데

얼마 전에는 어머님께 화를 내시며

물만 먹으니 입이 써 죽겠는데 단술을 좀 해주면 좋지 않아!

그 날밤 엿질금 사와서 밥해가지 밤새 밥통에 삭혀

다음 날 아침에 끓여서 단술을 만들었다.

 

그렇게 단술 만들기 시작해서 오늘이 네번째이다

떨어질라하면 또 만들고, 떨어질라 하면 또 만들고.

낼 모레가 설명절

엎어진 설에 또 단술을 해야하는데 어제 단술이 떨어졌다.

그러자 고스방 오늘밤에 단술을 또 하란다

"낼모레 설이라  곧 또 해야하는데 한 이틀만 참으면 안 될까?"

단술 이틀 못 먹는다고 뭐가 어찌되는 것도 아닌데 기어이 여편네 끌고 가게가서

엿질금을 사온다.

엿질금을 치대 질금물을 따뤄내는데 고스방이 미안한지 슬몃 와서

"어떻게 하나...'하며 체도 받쳐주고 수돗물도 틀어주고

다 받은 질금물을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생전 부엌에 뭐 해도 거들어줄 줄 모르는 양반이

쪼매 미안한갑다

그러게...고스방. 당신도 효자 노릇할라니 힘들재.

 

잠이 와 죽겠는데 질금물 가라 앉아야 밥에 부어놓고 자는데

아직은 덜 가라앉았고 고스방은 주몽을 본다지만.

 

입이 째져라 하품을 한다.

아우우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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