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삼비 장사와 어머니

황금횃대 2004. 9. 8. 16:06

 

누구라요?

히유..할마이 나 장사라?

뭔 장산디요

내 비단장사라

비단이 뭔 필요가 있간

할아버지는 주무시네 올해 몇이라

팔십서이

아이고 그 연세에도 운전을 하시네 내가 할부지 차 많이 타고 댕깃어

옷 해 놨어?

다 해놨지 그걸 여태 안하고 있는감.

삼비가 좋은데 함 볼라요

다 해놨는데 뭘 바

그래도 함 바바

죽으만 한벌 걸치고 가면 그만인것을 말라꼬 두 벌씩이나 한데 뭐 좋은것이라고

씩고벅고 해야지..

 

아구구구...다 해 놔쓰면 그만 가야지

잘 가 파씨요

예 잘 쉿씸다

 

 

등 뒤에서 할무이 둘이가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 말씀들의 톤이 뭐랄까...이 세상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안 같아

육십이 되면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가 없고

칠십이 되면 잘 살고 못 살고의 차이가 없고

팔십이 넘으면 삶과 죽음이 별 차이가 없다더니

 

나른한 오후 시간, 햇살이 마지막 열기를 투닥투닥 마당에 내 던지는걸 바라보며

두 노인네가 꿈결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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