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난계국악예술제(이름도 몰것다) 행사의 하나로 군민체육대회가 있다
경기 내용이래야 맹 민속경기인데, 제기차기, 단체 줄넘기, 투호던지기, 쌀가마니 오래 들고 있기, 사과 많이 먹기, 민속씨름대회...이런 것들이다
나는 투호던지기 황간면대표인데. 다섯명이 한 팀이 되어 5미터 떨어진 곳에서
투호 화살을 던져 바케스에 넣는 경기이다.
오미터 떨어진 곳에 죽 다섯명이 횡대로 서서 일제히 화살을 던져 넣는 연습을 하면, 그것도 운동이라고 허리며 어깨며 팔죽지가 아파 죽겠는데, 건너편에서 화살의 일거수일투족을 쳐다보는 군중들은 말도 많고 방법도 많다.
"에이, 전여사 좀더 포물선을 그려바바 그러면 바께스에 잘 꽂힐겨"
"팔을 좀 더 쭉쭉 뻗어바요"
지들한테 시켜면 지들도 마찬가지로 하나도 못 넣을 위인들이 장기판 훈수처럼 알기는 뎁다 많이 아는척 한다.
그런 이론이야 던지는 우리가 더 잘 알지. 그런데 금방 들어간 것이 두번째는 아주 엉뚱한 데로 던져지는걸 우리가 어쩌누.
그게 간간이 들어가다 안 들어가다 하면 던지는 사람이 좀 덜 힘들 건데 내리 스무개정도를 던져도 이것이 야속시럽게 안 들어갈 때도 있다 그럼 화살을 주워와 옆사람에게 나눠주면서 욕이 저절로 나온다 "씨발조또 와이래 안들어가노 누구 승질 싸나와져 쥑일일 인나.."
어제는 실전에 임하는 것처럼 순서를 정해서 한 사람씩 한 사람씩 던졌는데, 다섯개씩 넣던 장순희도 두개 밖에 못넣고 다들 긴장이 됐는가 잘 못 넣었다. 나야 뭐 긴장같은건 없응깨 평상시 실력으로 두개 넣었고..ㅎㅎㅎ
젤 잘 던지던 구여사가 하나도 못 던지니 면체육회 투호담당인 그녀의 남편이 얼굴이 똥씹은 인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중계방송을 한다는게
"황간 대표는 에또, 일등을 할 수 있는데 모아줌씨 땜에 꼴찌를 했심돠"하며 은근히 여편네를 씹었다.
그러니까 한 승질하는 구여사 화살을 땅에 내려놓고 노브레인 서바이벌에 나오는 그 남자 버전으로
"나 안 해!"하고는 집으로 간다.
저녁부터 했으니 배도 출출해서 구여사 식당에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한다
구여사 남편 영수씨가 열심히 우리에게 떨지말라고 소주 한 잔 들어간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이 식당은 어찌된 셈인지 손님이 있어도 주인이 우리랑 술 한잔하면서 더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긴장의 페이스를 늦추지 말라고 침 튀기며 이야기한다.
씨름대회 개인전도 나가야지, 투호도 해야지 면민들 오륙백면 밥도 해 믹이야지, 밤에는 야시장 밥 장사도 해야지, 재료 사대야지, 다듬어야지...아주 부랄이 있다면 요령소리 나게 생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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