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에미는 생일이 한 날이라
케익도 하나만 사서 나이를 합한 초를 꽂는다
예순다섯의 나이를 표시하는 초를 꽂아 불을 켜니 장작에 불 붙여 놓은 것 같다.
저 케익을 산다고 고스방은 내게 일곱번의 전화를 했다.
10:42 상순아 내 지금 영동인데 케익을 어떤걸 사 갈까?
10:55 상민이꺼하고 니꺼하고 따로 사야하는거 아냐?
11:58 지금 빵집에 왔는데 어떤걸 사. 생크림케익? 고구마케익은 전에 누가 좋아한다고 했어?
12:02 생크림에 녹차가루가 뿌려져 있는데 괘안겠나.
12:05 상민이껀 어떡해? 둘이 큰 걸로 하나만 사나 아니면 따로 사나
12:07 그럼 초는 어떡해.. 둘 나이를 합해서 가져가? 아님 따로 가져 가
17:35 케익을 차에 싣고 댕기니까 다 부서지겠다. 내가 굴다리 앞으로 갈테니 가지러 와.병조 학교에서 왔으면 내 보네
이렇게 빵값 대비 전화요금이 막강하게 들어간 케익을 손에 넣구선 저녁 준비를 하는데 또 전화.
못난아 저녁은 어떡할거야
지금 준비는 하는데 오랜만에 아버님 어머님 모시고 나가서 먹으면 더욱 좋지.
그럼 내가 6시에 예약 손님 태워다 주고 들어 갈테니 준비해있어
준비랄게 뭐 있나 그냥 입고 있던 옷에 쉐타만 걸치면되지.
옛날 황간나들목 입구에 있는 덕승관 중국집
유산슬, 쟁반짜장, 삼선우동, 그리고 덤으로 나온 물만두를 식구들이 작은 접시에 나눠 오손도손 먹는다
아버님 이거 조금 더 받으세요
아이다..됐다. 병조 더 줘라
병조는 많이 먹었어요. 저놈은 걱정 안해도 되요
할아바이 이거도 먹어봐여
딸래미는 친구랑 고기 먹으러간다며 영동으로 가고 다섯식구가 저녁을 먹었네
아이들 잘 때 색.계 영화 둘이서 볼려구 다운 받아 놨는데 어찌나 잠이 쏟아지던지 그것도 못보고
그. 냥. 잤. 네.
즐거운 생일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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