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에는 어제 시동생이 관리기로 복토해 놓은 것에 비닐멀칭을 하였다
어제는 참깨심을 비닐을 덮었고, 오늘은 혼자서 고구마줄기 심을 비닐멀칭을 하였다
대가리가 작은 괭이자루를 오른쪽 어깨에 울러매고, 왼쪽 어깨는 멀리까지 끌고가 비닐을 걸친다.
밭둑의 좁은 공간을 어제와 마찬가지로 버선 신을 발로 조심스럽게 걸어가는데 그 당당함이 하늘을 찌른다.
꼴란 비닐 어깨 매고 끌고 감씨롱 왠 당당함?
그것도 안 해 본 사람은 느끼기 힘들다. 언제 여건이 되면 딱 한 번 해보시라.
이랑 끝까지 비닐을 끌고 가서는 잽싸게 땅으로 비닐을 눕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부르지도 않는 바람이 휙 불어와서 비닐은 순식간에 비닐장막이 되어
공중으로 부양한다. 천하에 난봉꾼이 바람을 잘 탄다하여도 비닐만큼 바람을 느끼는 물건이 또 있을라구.
이랑 끝 부분에 비닐을 둥그렇게 말아서는 바로 흙을 끌어와 묻는다.
그러고는 간격을 두고 비닐 양옆에 흙을 떠부어 비닐을 고정시킨다.
이런 방법을 처음 고안 해낸 농사꾼은 누굴까.
달구똥같은 땀을 뚝뚝 흘리며 일하면서도 내 유전인자에 비닐멀칭하는 법을 전수해준 옛날옛날 그 농사꾼이 궁금해 죽을지경이다.
점심 나절까지 긴 골 6개 덮고 원두막 옆에 좀 짜른 골 8개 작업 끝냈더니 무다리가 후달달 떨리네
점심 먹고는 늘어지게 쉰다.
땡볕에 나가 일하는 것도 어쩌다 한 번씩이지 매일 나가면 그것도 병 생기니까 알아서 수구리.
포도밭에 순도 잡아매야하는데 그 일은 또 누가 할꼬..끌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