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아...너무 굶었어

황금횃대 2006. 1. 4. 17:55
무슨 심사인지 블로그 게시판에 글쓰기가 안돼요. 커서가 먹히질 않네
교감게시판에만 글쓰기가 되요.
지금 구닥다리 피시에 인터넷만 간신히 연결해서 들여다보고 있는데 어흐흐흐흑...감회가 새롭네
며칠 블로그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이렇게 굶은 표시를 내야하는건지..커어억..

고스방 이야기부터 할게요
자판이 익질 않아서 자꾸 오타가 나요
저물어가는 섣달 그믐날
고스방은 항상 온 식구가 12시까지 기댈려 보신각의 타종소리를 꼭 들을려고해요
띵똥,하고 울리는 새해 첫 새벽의 소리를 가족과 같이 들으면 뜻이 더욱 깊어진다고 생각을 하는거죠. 고스방 잠도 자지 않고 졸린 눈을 비비며 기다립니다.
나름대로 비싼 딸기도 한 세수대야 사가지고 오고, 술 좋아하는 여편네에게 연말 멋진 써비스를 하는 셈 쳐서 캔 맥주도 딸랑 하나 사가지고 왔습디다.
열 한시 반쯤 캔맥주 컵 세개에 나눠서 따루고 딸기 안주해서 아이들과 한 모금씩 마셨세요
고스방은 물론 한 방울의 맥주도 먹지 않았습니다. 원래 술을 전혀 못해요
아이들이 맥주 반 잔씩 거뜬히 마셔대니까 고스방 눈이 희뜩 돌아가요
"이런...아새끼를 낳는게 아니구 술탁보를 낳았구만. 니들 어째이래 잘 먹엇!"
"아..그거요, 외갓집에 가면 외삼촌들하고 먹을 때 가끔 입에 대봤으니까 그렇지"
엉겹결에 변명을 한다는게 외갓집 삼촌을 팔아먹습니다.
기실 집에 맥주가 남으면 아이들하고 여름에 어마이란 사람이 한 잔씩 애들하고 하거등요
둘다 미성년자지만 맥주 반 잔씩 돌려 마시니까
내가 그랬다면 또 고스방 난리가 날 것인데 외갓집에서 먹어봤다니까 암말 안해요
딸기를 먹으며 화기 애매한 분위기가 지속이 됩니다.
그러다 아이들이 방으로 잠을 자러 갔는데 12시 이분전에 티비에서 사람들이 종 앞에 모여서
방송을 해요
앞으로 이분 뒤면 새해가 밝아오겠습니다 어쩌구저쩌구
그러자 다급해진 고스방, 아이들 방으로 가서 일어나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억지로 깨워서
밖으로 나오라 합니다. 아이들은 안봐도 된다하고 에비는 꼭 봐야한다고 채근하고
아이들이 비칠비칠 밖으로 나오자 고스방 화장실로 갑니다.
묵은 오줌을 다 비워내고 새 오줌보로 새해를 맞이해야한다구
고스방은 이분이란 시간이 엄청 긴줄 알았던 모양이예요
목욕탕 문열어 놓고 오줌 누는 소리가 쪼르륵 들리는데 해가 바꼈어요
"여보 종친다..빨리와요"
허겁지겁 거실로 뛰어온 고스방. 그러나 보신각의 종은 세 번쯤 울리고 말았지요
보나마나 바빠서 털지도 않고 쪼차왔을겨

역사란게 그래요
짜다라   기다리지도 않고 별 의미도 두지 않는 나와 아이들에게는 해가 바뀌는 경계의 역사를 두 눈 똑바로 뜨고 쳐다봤는데 고스방은 잘 기다리고 준비하다가 고만 오줌 누러 가는 새 경계를 놓쳤습니다.   기다리는질에 쬐매만 더 기다렸으면 되었을텐데.
올해는 모쪼록 참는 질에 조금 더 참아서 역사가 이루어지는걸 봐야지..하는게 새해의 다짐입니다. 뭐 역사란게 별거겠어요?   살아가는 일이 다 역사아니것어요. 조급하고 초조해서 놓치고 사는 것들을 올해는 야무지게 잡으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첫 종치는 것을 못 본 고스방. 저 똥씹은 인상이라니..



교감게시판에 안부 물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일일이 꼬리글로 답을 못드리도 괘안치요?
새해에도 행복하시고 아수운따나 컴퓨터 고쳐 올 때까지 구닥다리 컴 두드리러 들어올게요



<교감게시판에 올린거 욍기왔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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