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발달하여 요즘은 모든 것의 면적을 정확하게 젤 수 있지만,
유독 사람의 마음에 관하여는 그 측정을 못하고 있다
허기사 마음이란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니, 아무리 발달한 기술문명이라도 보이지 않는 것을 측정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거짓말 탐지기란 것이 나와서, 사람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손바닥에 분비되는 땀의 양이나, 심장의 박동수, 눈알의 움직임등을 종합하여 거짓말 여부를 측정하는 희안한 기구도 나왔지만, 그것 역시 정확하지는 않다는 소문이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는 애시당초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 마음의 넓음은 그가 보여지는 사고의 폭과 실천하려는 행동력 뭐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서 역시 사람의 마음이 측정하는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아본다.
대문 앞 감나무가 며칠 전 잎눈을 틔우더니 하루가 다르게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감잎이 커지는 만큼 감잎 뒤의 풍경이 가려지는데 눈 안에 차는 연두빛의 흔들림으로 인해 뒤에 서 있는 전보대가 자꾸자꾸 끊여져 보이는 것이다.
봄의 넓이는 어디만큼되나
눈 들어 초록이 보이는 만큼이라.
초록을 많이 볼라면, 자주자주 눈을 들어 멀리멀리 볼 일이라.
이 역시 마음으로 보아내는 것.
뒤안 가죽나무순이 밤새 몰라보게 커버렸으니 며칠 뒤 저거 꺾어다 가죽장아찌나 담아야지.
상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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